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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0.5평 방을 향한 기도

기사승인 2020.01.24  16: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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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평 방을 향한 기도


  김용아

 

 

  아버지

  당신의 아들이 저기 저

  공중에 있나이다

 


  0.5평

  한 몸 누이지도 못하는 곳에서

  수요일마다 예배가 올려지고

  1인 시위가 이어지지만

  그는 여전히 내려오지 못합니다

 


  떠나온 곳을 뒤돌아보지 않는

  정글에서 쫒겨난 호랑이처럼

  강남역 네 거리를 향해

  남은 힘을 다해 외치지만

  기대와는 달리

  빌딩숲을 넘지 못한 채

  흩어져버리고

 


  가지 끝에 매달린 빈 새둥지처럼

  바람이 불 때마다

  날아갈 듯 흔들려도

  멈추지 못하는 것은

  이유도 없이 빼앗겨버린

  퍼즐조각들 때문입니다

 


  놓친 게 아니었다고

  그렇게라도 말해야

  살아낼 것 같다고

  그렇지 않느냐고

 


  당신의 울음이 들리지

  않는 차가운 저 곳에

  아버지 당신의 아들이

  매달려 있나이다

 

 

* 김용아

본명 김용희

1988년 ‘5월 문학상’ 수상

2017년 월간 ‘시’로 등단

2019년 경계의 확대 11인 시집 발간

 

 

설 명절을 맞이하여 저마다 고향으로 향하고, 일가친척들이 모여서 오랜만에 회포를 풀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즐깁니다.

그리고 다른 한편에서는 명절에도 쉬지 못하고 자신의 노동을 바쳐서 다른 사람들이 설 명절을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애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투쟁의 현장을 지키며 농성장을 떠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강남역 사거리 0.5평의 통신탑에는 혹한의 겨울 한 복판 이 순간에도 김용희 삼성 해고 노동자가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자신의 인간됨과 노동을 증명하고자 삼성을 향해서 소리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의 부속품이 아닙니다. 비인간적인 사용자들은 노동자들을 쓰던 부품으로 생각하지만, 인간은 자존과 소통으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오늘도 노동자들은 비인간적인 노동환경을 상대로 처절한 투쟁을 하다가 마지막 몸부림을 위해서 쫓기듯이 저 높은 곳으로 오르며 인간선언을 합니다.

김용희 삼성 해고노동자를 위해 시를 보내주신 김용아 시인에게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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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아 reapg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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