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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누가 기후위기를 말하고 있는가?

기사승인 2020.02.18  11:5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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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타 툰베리와 글로벌 기후파업

▲ 9월 23일 유엔기후행동정상회담에서 연설하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

지난 9월 23일 약 60명의 세계 정상들이 안토니오 구테헤스 UN사무총장이 “이대로 가면 지구 기온이 3.4도까지 오를 수 있다”며 주최한 회의에 참석했다. 이 날 행사에는 16세 소녀 그레타 툰베리도 초대받았다. 다음은 그레타 툰베리 연설 중 일부이다.

“여러분은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나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입니다. 도대체 어떻게 감히 그럴 수 있습니까.”

이날 연설은 연설이기 보다 절규에 가까운 외침이었다. 비행기를 타면 하루면 도착하는데 회담 한 달 전 비행기는 온실가스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교통수단이라며 화장실도 없는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넌 것이다. 장장 15일의 요트 여정은 어른도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일이다.

툰베리는 15살, 9학년이 됐던 지난해부터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스웨덴의 여름은 기록이 시작된 이래, 262년만에 가장 더웠다. 열파와 산불이 나라 곳곳을 덮쳤다.

툰베리는 8월 20일부터 스웨덴 총선이 열리는 9월 9일까지 학교에 나가지 않았다. 대신 툰베리는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정치인들에게 기후 변화를 우선 순위로 두고 위기 상황처럼 이 문제를 다뤄달라고 요구했다.

매일 조용히 국회 의사당 앞마당에 앉아 전단지를 나누어 주면서 “당신들 같은 어른들이 우리 미래를 망치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2018년 8월 20일 스웨덴 의회 앞의 그레타 툰베리
▲ 2018년 8월 16일 비행기 거부 티셔츠를 입고 있는 그레타 툰베리

이 일이 있기 나흘 전엔, 비행기에 대한 경고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겠다는 결심을 티셔츠 이미지에 담은 것이다. 그녀는 또 달걀이나 우유도 먹지 않는 극도의 채식주의자다. 자신의 부모에게도 육식을 하지말자고 설득했을 정도다.

총선이 끝나고도 툰베리는 매주 금요일마다 등교 거부 운동을 계속했다.

2003년생인 툰베리는 3학년이었던 9살 때부터 기후 변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선생님은 전등을 잘 끄고, 물과 종이를 절약하고, 음식을 버리지 말라고 가르쳤다. 살 곳을 잃어가는 북극곰의 모습을 보여주고 휴가철에 비행기 여행은 자제하라고 말했다.

툰베리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고 기후 변화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믿기지 않았다. 인간이 실제로 기후를 변화시키고 있다면 그건 우리 문명을 위협하는 일일 테고 모든 사람들이 그걸 얘기해야 하고 관심을 가져야 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도 얘기하는 사람이 없었고 관심이 없었기 때문이다.

툰베리는 기후 변화에 대해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답이 없다는 절망감에 빠졌다. 11살 때는 우울증에 걸리기도 했다. 제대로 먹지도 못해서 몸무게가 10kg이나 빠지기도 했다.

어느 순간 툰베리는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순간조차도 시간 낭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해 뭔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우울증에서 벗어나는데 힘이 됐다.

툰베리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행동이나 관심 분야가 제한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다. 툰베리는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것을 숨기지 않고 밝힌다. 트위터 계정의 자기 소개에도 써 놓았을 정도다.

누군가는 툰베리가 부모의 세뇌를 받아서 이런 행동을 한다고도 말한다. 툰베리는 반대로 부모와 주변을 변화시켰다. 유명 오페라 가수인 툰베리의 어머니는 더 이상 해외 공연을 위해 비행기를 타지 않기로 했다.

툰베리의 가족은 집에 태양광 발전 장비를 설치하고 도심 외곽에서 텃밭을 가꾼다. 대부분의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하고 꼭 필요할 때만 전기차를 이용한다. 아버지는 “학교에 다니지 않는 자녀를 지지할 수는 없다”고는 하지만 툰베리의 생각과 등교거부 운동을 존중한다며 이렇게 말한다. “툰베리는 집에 있으면 불행할 거예요. 시위에 나가야 행복할 겁니다.”

지난 9월 20일에는 역사적인 전 세계 기후 파업이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아메리카 대륙에서 벌어졌다. 여기에는 세대를 아울러 수백만 명이 참여했다.

올해 초에는 영국의 정치지도자들을 만났고, EU에게는 브렉시트는 잊고 대신 기후변화에 초점을 맞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런던의 '멸종 저항' 캠페인에 참여해 저항하는 사람들이 기후 변화를 멈추기 위한 싸움을 지속해야 한다고 독려하기도 했다.

멸종저항 운동과 ‘기후변화 시민의회’

멸종 저항은 "권력의 중심부를 평화적으로 장악하고 폐쇄하겠다"며 런던과 암스테르담, 베를린, 뉴욕, 시드니 등 세계 곳곳에서 시위를 펼쳤다. '멸종 저항'은 각국 정부의 공식적인 '기후적·생태학적 비상사태' 선언과 기후변화를 해결하기 위한 즉각적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은 스스로를 '비폭력 시민 불복종 환경 운동가(non-violent civil disobedience activist movement)'로 칭하고 있다.

2018년 출범한 '멸종 저항'은 전 세계 수십개 도시에서 활동할 수 있을 만큼 수많은 나라에 지지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상징은 모래시계가 원안에 있는 것인데, 이는 멸종 위기종을 구할 시간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을 뜻한다.

영국에서 '멸종 저항' 단체의 주된 목표는 다음 세 가지다.

• 정부의 기후 변화 '비상사태' 선포

• 영국에서 2025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0)를 달성하기 위해, 법적 효력 있는 정책 수립

• '기후변화 시민의회'의 구성

6년 안에 탄소 배출량을 제로화하는 것은 힘겨운 목표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멸종 저항' 관계자들은 지구의 미래가 달려있는 문제라고 말한다. '멸종 저항'의 공동 설립자인 가일 브래드브룩은 "우리는 이 상황을 너무 늦게까지 방치했기 때문에 기적에 가까운 방법으로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기후변화를 해결해야 하는지는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정부가 무작위로 선출된 시민들로 구성된 기후 변화 시민의회를 창설하고, 그 구성원들이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해결책을 모색·결정하는 것이 '멸종 저항'의 목표다.

멸종 저항은 지난 4월 영국 런던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11일에 걸친 시위기간 동안 런던에서 가장 바쁜 길들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1100명이 체포되었는데 대부분 이동을 요구하는 경찰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혐의였다.

영국 의회의 기후위기 선언으로 잠잠했다가 정부의 실제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자 최근 시위를 다시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1760명이 연행되었다.

대한민국 청소년기후행동

지난 9월27일 청소년 기후를 위한 결석 시위에 참여한 청소년 활동가가 “10년 후 미래를 청소년들은 그릴 수 없어요"라며 한 언론사와 인터뷰하였다.

대한민국의 청소년기후행동은 2018년 9월 19일 ‘지금, 누가 기후변화를 말하는가'라는 집담회를 통해 본격적으로 불이 붙기 시작한다.

2018년 10월 3일 첫번째 청소년기후행동이 인천 송도에서 전개된다. 이 날은 IPCC 제48차 총회가 있는 날이다.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UN의 전문 기관인 세계기상기구와 UN환경계획에 의해 1988년 설립된 조직으로, 인간 활동에 대한 기후변화의 위험을 평가하는 것이 임무이다.

회의장 입구에서 청소년들은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을 촉구하는 춤과 노래를 병행한 행사를 한다. 결국 IPCC는 마지막날 만장일치로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를 채택한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파리협정을 채택한 기후변화협약(UNFCCC,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의 제21차 당사국 회의 결정문에서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에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 높은 지구온난화의 영향 및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 경로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2018년에 제공하도록...”한 요청에 대한 대응이다.

IPCC는 2016년 4월 이 요청을 수락하여, 기후변화의 위협, 지속가능한 발전, 빈곤퇴치의 전지구적 대응 강화 측면에서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 높은 지구온난화의 영향과 이에 관련된 온실가스 배출경로에 대한 특별보고서를 준비할 것을 결정하였다.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보고서(SPM)는 산업화 이전 수준 대비 1.5℃ 지구온난화와 1.5℃와 2.0℃ 지구온난화의 비교를 위해 이용가능한 과학적, 기술적, 사회경제적 연구문헌 을 평가하여 작성된 특별보고서의 주요 연구결과를 설명한다.

지난 9월 27일 청소년들은 정부의 기후위기대응 영역 빵점짜리 성적표와 무책임 끝판왕 상을 만들어 청와대까지 행진 후 전달한다. 무책임 끝판왕 상장에는 ‘위 국가는 무책임한 기후 정책으로 학교에 있어야 할 청소년을 거리로 내모는 등 무책임의 끝판왕으로 불리어도 손색없는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이 상을 수여함. 기후위기에 대한 책임 있는 대응으로 청소년들의 미래를 지키는 책임 끝판왕이 될 것을 바라며 이 상을 수여함. 2019년 9월 27일 대한민국 청소년’이라고 적혀있다.

다음은, 9월 27일 청소년기후행동의 5가지 요구사항이다.

• 2020년까지 지어지는 국내외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백지화

•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

• 2050년까지 탄소 중립(Net-zero) 달성

• 기후위기 선언

• 청소년기후위기행동과의 만남

기후행동의 근거

인류문명은 약 1만 2천년 전 기후가 안정화 되는 홀로세에서부터 시작한다. 홀로세는 인류와 자연이 조화로운 ‘완전한 시대’ 라는 뜻이다. 안정적인 기후로 경작이 가능해졌고 문자가 발명되면서 문명이 시작된다.

산업화 이후 화석연료를 태워 인간이 발생시킨 온실가스의 영향으로 지구 기온은 지난 100년 사이 약 1도 이상 상승하였다. 이는 지구 역사상 가장 빠른 온도 변화 10,000년에 약 4도 상승에 비해 20배 이상 빠른 속도이다.

과학자들은 1.5도까지는 예측 가능한 Safe zone으로 보았으나 1.5도를 넘어 2.0도 이상 상승할 경우 위험을 예측할 수 없는 상태로 보았다. 지구 온도 상승으로 차가운 북극해와 동토 층에 묻혀있던 탄소가 유출되면 인간이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무관하게 지구 스스로 온난화를 가속시키는 상황이 되고, 이를 핫 하우스라 부른다. 핫 하우스 상태가 되면 인류와 생태계가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IPCC「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는 66% 확률로 1.5도로 제한할 수 있는 탄소 배출 총량이 2018년 1월 1일 기준 420기가 톤으로 추정했다. 전 세계가 현재와 같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면 8년 2개월 후면 모두 소진하게 된다.

▲ 2019년 10월 9일 기준 남은 1.5도 제한 탄소 예산

인천기후행동

전국 10개 도시 6천5백여 명이 참가한 921기후위기비상행동에 인천도 참여하였다.

http://bit.ly/인천기후행동

이어 인천은, 지난 2월 1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출범을 알리고, 기후비상사태 인천시민선언문 낭독,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은, 지난 2월 11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본관 앞 계단에서 지영일 가톨릭환경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의 사회로 기자회견을 열고, 기후위기인천비상행동 출범을 알리고, 기후비상사태 인천시민선언문 낭독, 퍼포먼스 등을 진행했다.
▲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을 요구하며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 인천시의회가 기후위기를 인정하고 ‘기후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

▲ 인천시와 인천시교육청이 모든 시민이 기후위기를 직시할 수 있도록 신속하고 광범위한 교육 및 홍보를 실시할 것

▲ 인천시와 인천시의회가 시민과 함께 탄소 배출 제로 계획과 기후정의에 입각한 정책을 수립하고 그에 맞는 조직, 예산, 조례를 마련할 것

▲ 인천시가 석탄발전을 2025년부터 감축하여 2035년까지 전면 폐쇄하는 로드맵을 작성하고 정부에 요구할 것

 

한편,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은 발족 이후, 인천시청과 인천시의회 앞에서 요구사항 이행을 촉구하며 1인시위와 인증샷 캠페인 등을 벌여 나가고 있다.

▲ 인천햇빛발전협동조합 이완기 상임이사가 인천시청 후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
▲ 인증샷 캠페인 1
▲ 인증샷 캠페인 2
▲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 소장이 아기와 함께 인증샷 캠페인에 참여한 사진
▲ 인천시청과 인천시의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참여자들 1
▲ 인천시청과 인천시의회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기후위기 인천비상행동 참여자들 2

 

* 이 기사는 아래의 참고자료들을 정리, 보완한 것임 

<참고자료>

* 16세 소녀의 외침 “우리의 미래를 빼앗지 말라”, 황경상, 2019.3.19

http://thetomorrow.kr/archives/9353

* 그레타 툰베리: 기후 변화를 놓고 세계 정상들과 한 판 붙은 10대, BBC, 2019.9.28

https://www.bbc.com/korean/international-49849279

* 기후변화 : '비상사태' 시위 나선 '멸종저항', BBC, 2019.10.8

https://www.bbc.com/korean/features-49974767

*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 정책결정자를 위한 요약본 (SPM), 기상청, 2019.3.5

http://climate.go.kr/home/

* 그레타 툰베리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 연설 풀영상 (한글 자막) | 2019.09.23

https://youtu.be/BvF8yG7G3mU

* 500여 명의 '결석' 시위를 이끈 17살 소녀, "우리들은 절박하다"

https://youtu.be/qPGQwFIDMHQ

* 524청소년기후행동-서울

https://youtu.be/ptpTqZMwbbo

* 기후 위기의 과학적 사실, 변화를 꿈꾸는 과학기술인 네트워크(ESC), 2019.9.4

https://drive.google.com/file/d/1mt0ofO-Cb7Cx0lwFoOf4WLrRA67NRLLm/view

* 과학자들이 아무리 말해도 당신이 현실부정하는 10년 후 팩트, 그린피스, 2019.8.26

https://youtu.be/H-SJ3eKdh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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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완기 banggrae@gmail.c0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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