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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폭탄의 책임은?

기사승인 2020.08.13  17: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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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율

목사, 원주녹색연합 대표

기후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많은 사람이 기후변화를 부정한다. 가장 흔한 건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추상적인 현실처럼 들리는 기후위기 문제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나마 노력하는 사람들도 있다. 기후변화의 현실은 너무 멀리 있지만 당장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는 사람이다.

명상을 하고,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채식을 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분리수거를 열심히 하거나 대중교통, 자전거를 이용하자고 결심하고 행동한다.

그런데 이것이 해결책일까?

물론 생활방식을 바꾸는 것 역시 해법의 하나다. 자신이 적절한 대응을 하고 있노라고 자족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한쪽 눈은 감고 있는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기후위기를 향해 치달아 가는 시스템, 즉 화석에너지를 지나치게 사용하는 이 시스템자체를 변화시키려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은 잊었다는 점이다.

‘에보 모랄레스’는 2006년 볼리비아 최초 원주민 대통령이며, 사회주의운동당의 지도자다. 그는 제7차 유엔 원주민 포럼 개회식 연설에서 지구, 생명과 인류를 구하기 위한 십계명을 발표했었다.

자본주의 체제를 끝낼 것, 전쟁을 중지할 것, 제국주의나 식민주의 없는 세상을 만들 것, 물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고, 청정에너지를 개발할 것을 표명했다.

그가 모든 것에 성공하지 못했지만, 2008년에 이미 이런 문제를 해법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놀랍다. 기후위기의 해법은 개인의 행동과 도덕성보다 본질적인 문제에 있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비밀이다.

남의 문제로만 여기는 외면, 심각한 위기는 딴 세상 이야기인 양 행동하는 태도는 개발과 경제성장에 중독된 삶이기도 하다. 오늘날 사람들이 아무 문제의식 없이, 또 아무 고통도 느끼지 못하고 흐르는 강물을 끊어버리고 울창한 숲을 베어버리는 이유는 강과 산이 그들에게 ‘남’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기후폭탄을 만들고, 거주불능의 지구를 만드는 일에 공범이 되고 있다.

인류가 산업문명을 발전시키면서 지난 100년간 지구평균기온은 1.2도 상승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논문에 따르면, 현재 통용되는 기후변화 모델은 IPCC가 예측한 수치보다 2배더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2050거주불능지구’의 저자 데이비드 월러스 웰즈는 12가지 기후재난의 실제와 미래를 이야기했다. 살인적인폭염, 빈곤과 굶주림, 빙하폭탄, 치솟는 산불, 날씨가 되어버릴 재난으로 태풍, 토네이도, 홍수, 가뭄, 바다오염으로 일으킬 대멸종사태, 공기오염, 미세먼지, 더욱 강하고 빨라질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대공황과 대몰락으로 이어지는 기후분쟁과 자원전쟁을 경고하고 있다.

파리기후협약에서 협의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지구는 여전히 4도 수준의 온난화를 겪을 수 있으며, 그 보다 더 극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도 경고하고 있다.

물론, 이런 극심한 재앙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이 문제다. 이런 재앙을 초래하는 현재 상태의 “기후 폭탄”의 규모는 얼마나 될까?

기후위기 문제를 다루는, 기상학자 조천호는 “산업혁명 이후 증가한 이산화탄소로 인해 1초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 네 개의 폭발 에너지, 즉 하루 동안 약 35만 개의 원폭 에너지가 대기에 방출된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이 에너지 전부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것은 아니다. 90%이상은 바다에, 5%는 육지에 흡수되고, 대기에는 2% 미만의 영향을 준다. 하지만 이로 인한 ‘되먹임’ 현상은 육지와 바다에서 생물종의 멸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산화탄소로 인한 지구평균기온 상승은 다루는 숫자가 작다 보니 1도에서 5도 차이를 사소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상은 단지 1도 상승이 가져오는 결과는, 세계3차대전이나 급작스런 암 발생 만큼이나 보고 싶지 않은 결과를 가져온다.

기온이 2도 상승하면, 빙상이 붕괴되고, 4억 명 이상의 사람이 물 부족으로 허덕이며, 적도 지방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하고, 여름마다 폭염으로 수천 명이 죽는다.

인도에서는 32배나 더 많은 폭염이 발생하고, 매 폭염이 지금보다 5배나 더 오래 지속돼 93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위험에 노출된다. 지금 우리가 2030년까지 2도 상승을 막았을 때 일어날 최상의 결과가 이렇다.

기온이 3도 증가하면, 남부유럽은 영구가뭄에 시달리고, 중앙아시아는 건기가 19개월 지속되고, 카리브해 지역은 21개월의 건기, 북부 아프리카는 60개월의 건기가 지속된다. 전 세계 생물종 20~50%가 멸종한다.

기온이 4도 증가하면 식량위기가 매년 전 세계에 닥친다. 폭염관련 질병으로 사망자가 증가하고, 하천범람은 방글라데시아 30배, 인도 20배, 영국에서는 60배 증가한다. 기후위기가 원인이 되는 모든 종류의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기도 하고 분쟁과 전쟁역시 2배 늘어날 수 있다. 남극의 빙하가 모두 녹아 섬나라는 물론 바다 근처의 도시가 물에 잠긴다.

5도가 증가하면, 대지진과 쓰나미가 매일의 일상이 된다.

6도가 증가하면, 지구상의 대부분 생물이 멸종하는데 과거 지구의 역사를 보면, 8~10도의 변화가 생길 때 생태계가 대량멸종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올라갈수록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갔다. 신생대는 빙하기를 겪으면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180ppm에서 많게는 280ppm까지 변했다. 40~50% 정도 늘어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지질시대의 최고 농도인 280ppm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410ppm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기온이 2도 이상 높아질 것이고, 복잡한 ‘되먹임’ 현상으로 온갖 변수들이 작용하여 지구의 온도를 더 빠르게 높이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전대미문의 ‘기후폭탄’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물려주는 비극의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물론 2100년에 기온이 8도 상승하는 온난화를 겪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인류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라는 질문이 다가온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의 절반 이상은, 지난 30년 동안 화석연료를 태워 방출한 것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세대는 우리가 만든 ‘기후폭탄’을 책임지고 해체하기는커녕 더욱 강력한 폭탄으로 만들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와 핵발전소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답은 너무 쉽다.

에보 모랄레스가 말한 것처럼, 자본주의 체제를 끝내는 것이다. 단순히 삶의 방식을 바꾸는 개인의 행동이나, 소비를 줄이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다.

나오미 클라인의 말하는 것처럼 ‘곤궁’과 ‘궁핍’을 감수해야 한다.

생태 악화의 주된 원인은, 현대 환경운동을 촉발시킨 고전 <침묵의 봄>의 저자인 레이첼 카슨이 말한 것처럼 “속도와 수량의 신, 빠르고 손쉬운 이윤의 신을 숭배하고, 그리고 이러한 우상숭배라는 끔찍한 악으로부터 생겨난” 사회에 있다.

전 세계 탄소배출의 70%는 세계 100대 기업이 배출하고 있는데, 피해는 가난한 나라들이 먼저 타죽고, 굶주리고,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현상유지는 행성파괴에 이르는 길이며, 기후폭탄을 끌어안고 사는 길이다.

우리는 과연 멈출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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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율 fastpast1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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