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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의존하는 미래경제

기사승인 2022.08.08  13: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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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노동당 정책위원

순환경제연구소 소장

반도체 원료를 활용한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생산수단과 소비제품들이 점차 비중이 높아지는 경제구조가 된다면, 이는 인간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하는 것에 누구나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도체는 급기야 세계 패권 국가들의 안보문제가 걸린 전략 물자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의 전 과정에 걸친 공급망을 자국의 동맹국들을 통해서 형성하고, 중국을 이로부터 배제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첨단무기들이 반도체를 원료로 한 부품이 들어가는 인공지능에 의존하고 있고, 전쟁에서의 승패는 정보통신과 보안 기술의 정밀성에 좌우되는 바가 크기 때문이라 생각됩니다.

반도체는, 원료의 성격이 강하고 반도체 제조산업은 전자산업에 속하기는 하지만 소재산업의 성격을 띱니다. 이는 컴퓨터나 인공지능에 들어가는 메모리의 형태로 응용이 됩니다. 이러한 순도와 정밀도가 높은 소재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발명가가 만날 때, 새로운 기술혁신과 새로운 종류의 재화와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거대한 자본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2차 전지를 포함한 소재산업에서는 대기업이 강점을 갖고 있고, 이러한 소재를 활용한 소프트웨어와 신제품 구상과 설계 등의 분야에서는 대기업 조직이 큰 힘을 발휘하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발명가들과 혁신가들이 창업하기가 쉬운 것은, 이들이 사용하는 생산수단이 빠른 속도로 성능이 좋아지고 있지만, 컴퓨터를 중심으로 한 정보통신기기들의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노동자들의 일부는 거대한 장치와 조직의 부속품이 되는 것을 감수하며 안정된 직장이라는 대기업에 들어가고, 더 많은 부분은 그 대기업과 관계를 맺고 있는 군소 하청업체에 들어가게 되고, 또 일정 부분은 작은 기업에서 창의성을 발휘해야 하는 기술자들로 양성되어 사회로 진출하게 됩니다.

그런데 대기업인 거대 장치산업과 소재산업에서보다는, 신기술을 적용하여 신제품을 개발하는 작은 기업들에서 당연히 노동자들은 경제적 위험성이 더 큰 반면에 더 높은 수준의 인정을 받을 수가 있습니다.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진보적이고 자유로운 정서가 이런 사업장에서 지배적이기 쉽습니다.

서양경제사에서 라티푼디움이라고 하는 노예 노동을 기반으로 하는 거대 농장은, 인력 자체가 재생산되지도 못하고 생산성이 낮아서 도태할 수밖에 없었고, 전통적인 농촌 마을들의 소농경제를 중심으로 하는 봉건사회로 넘어갔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대규모 공장 노동은 사회 전체의 생산력과 물적 생활수준을 크게 높였지만, 공장 안에서의 노동자들의 지위는 오히려 낮아지게 되고 더욱 더 기계에 종속되어 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사회 변혁의 동력이 거대 공장 시스템에서 일하는 프롤레타리아 계급에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본 마르크스의 예측은 빗나갔습니다.

농업에서처럼 경직된 임금노동에 의존한 대기업 노동자들이 더욱 보수화되고, 그러면서도 그들 자신이 시스템의 부속품화하는 것을 받아들여서 생산과정에서 차지하는 지위도 점차 주변화되어 갑니다.

오히려, 대기업 바깥의 소상공업에서 새로운 혁신과 변화의 동력을 찾을 수가 있고 반도체 경제가 그런 변화의 매개체가 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의 재벌 중심 경제를 신봉건제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과거 역사에서 봉건제 사회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도시에 모여들어 생산조합 체제를 만들었던 일, 노예에 의존한 고대 농업이 붕괴하고 자영 소농 체제로 넘어갔던 일들이 비슷하게 재현되는 것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가치가 넓은 땅이나 기계장치 같은 생산수단이 아니라, 노동자에 의해서 창출된다는 것을 이론화한 것은 마르크스의 탁월한 발견이었음이 이러한 사회변화에 의해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물론, 땅을 착취대상인 무생물적인 죽은 생산수단으로 인식할 경우와 살아 있고 기력을 회복하는 주체로 생각할 경우와는 차이가 큽니다.

지금까지 물적 생산수단을 포화상태로 만들고 사회의 물질, 에너지 사용량을 포화상태로 만들어온 흐름이 지금의 생태위기와 기후변화 위기를 초래했으며 이 흐름이 보수적인 사회체제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 흐름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라는 경제용어로 표현되기도 하는데, 이제 더 이상 이 흐름이 지속될 수 없는 시점에서 제국주의 패권세력들이 미래사회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 반도체 전쟁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입니다.

대자본이 지적재산권이라는 법률장치를 통해 소상공인과 노동자들을 계속 통제하고 사회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고 있고, 그 반대쪽에는 지적재산권이란 시장의 룰을 별로 인정하지 않고 금융 자본의 지배에 반감을 가진 소상공인들과 자유와 자주성을 중시하는 창의적인 노동자들이 있습니다.

대서양 패권세력은 금융의 사회경제에 대한 지배와 지적재산권을 중심으로 전자의 흐름을 대표합니다.

이들은 현상유지를 원하며 지금의 생태위기를 초래한 주범들로서 오히려 기후변화라는 것을 내세워 자신들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합니다.

소상공업과 생산협동조합, 지방을 근거지로 한 생산과 소비의 방향으로 가는 흐름이 인류 문명의 위기를 해결해 가는 방향일 텐데, 이를 거대 국가와 기득권 세력들이 막고 있습니다.

지금의 세계적인 혼란과 갈등은, 이들 세력과 좀 더 평등하게 잘 살아보려는 전 세계 민중들과의 싸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되며, 대서양 패권세력은 반도체의 공급망을 폐쇄하고 독점함으로써, 자신들의 패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세계적인 변화의 흐름을 이들이 막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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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sngmoo@cyclecono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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