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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코뿔소(gray rhino)

기사승인 2022.11.21  11: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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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복되는 사고, 예고된 재해는 인간의 안전불감증이다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회색코뿔소(gray rhino)!

개연성이 높고 파급력이 크지만, 사람들이 간과하는 위험을 뜻하는 용어다.

경제든 안전이든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

하인리히 법칙(Heinrich’s Law)과 비슷하다.

1931년 미국의 하인리히(Herbert William Heinrich)가 찾아낸 규칙이다.

미국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던 하인리히는, 수많은 산업재해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의미 있는 통계학적 규칙을 찾아냈다.

평균적으로 한 건의 큰 사고(major incident) 전에 29번의 작은 사고(minor incident)가 발생하고, 300번의 잠재적 징후들(near misses)이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이에 따라, 하인리히 법칙을 흔히 ‘1 : 29 : 300의 법칙’이라고도 한다.

산업재해뿐 아니라, 기업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하인리히 법칙이 적용된다.

1997년, 선진국 사교클럽이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해 어깨를 으쓱대던 한국은 달러 보유고가 부족해 국가 부도 사태에 직면했다.

이런 국가적 위기에 봉착하기 전에도 기업의 무리한 대출과 해외 금융시장 불안정, 정경유착, 차입 경영, 금융 부실, 부패 관행 등으로 경제 전문가들과 소장학자들로부터 국가 위기에 대한 수많은 경고를 받았지만, 당시 김영삼 정권 하에 주도권을 잡고 있던 미국 유학파 중심의 교수와 경제 관료들은 ‘쓸데없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렸다(300번의 잠재적 요소).

1997년 초, 한보철강이 5조 원대의 부도를 낸 것을 시작으로 삼미, 진로, 뉴코아 등 대기업들의 부도가 연쇄적으로 이어졌다.

스탠더드앤푸어즈(S&P)증권은 AA+우수였던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양호로 떨어뜨렸다(29번의 작은 사고). 이러한 징후들이 일어나고 있는 가운데 스스로를 맹신하고 미온적인 대처만 일삼은 우리나라는 IMF라는 핵폭탄(1번의 대형 사고)을 맞게 된다.

최근 중국 경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자주 등장하는 말이 ‘회색 코뿔소(Gray Rhino)’다. 한국도 ‘회색 코뿔소(Gray Rhino)’를 붙여도 된다.

회색 코뿔소는 지속적 경고로 인해 사회가 인지하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하는 위험 요인을 뜻하는 말이다.

코뿔소는 덩치가 커서 달려오면 땅이 흔들릴 정도다.

코뿔소가 달려온다는 걸 쉽게 알 수 있다. 코뿔소와 부딪히면 위험하다는 것도 안다. 이렇게 예상할 수 있고, 사고가 나면 파급력도 크지만 무시하다가 통제 불능의 위험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을 ‘회색 코뿔소’라 부른다.

미셸 부커 세계정책연구소 대표가 2013년 1월 다보스포럼에서 처음 언급한 뒤 알려졌다.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된 경고로 이미 알려진 위험 요인들이 빠르게 나타나지만, 위험 신호를 무시하다가 큰 위험에 빠진다는 의미다.

코뿔소가 몸집이 커 멀리서도 눈에 잘 띄며 진동만으로도 움직임을 느낄 수 있지만, 달려오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못하거나 대처 방법을 알지 못해 부인해 버리는 것을 비유한다.

중국의 최고 경제정책 결정기구인 중앙재경영도소조는, 중국의 회색 코뿔소로 그림자 금융과 부동산 거품, 국유기업의 과도한 레버리지, 지방정부 부채, 해외 인수합병(M&A) 등을 꼽았다.

회색 코뿔소는 발생 확률이 극히 낮아 예측과 대비가 어렵지만, 한번 나타나면 큰 충격을 야기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비교되는 용어다.

호주에서 검은 백조가 발견되면서 백조는 하얗다는 통념을 깬 데서 비롯된 표현이다. 블랙스완은 월스트리트의 투자 전문가인 나심 탈레브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하면서 널리 유명해졌다.

동물에 빗댄 용어는 다양하다.

미국 연방 정부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가 커질 때 나온 ‘네온 스완(Neon Swan)’은, 스스로 빛을 내는 백조를 뜻하는 말로 절대 불가능한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 무용지물)’는, 겉만 번지르르하고 쓸모없는데 관리하기 어려운 것을 지칭하는 용어다.

고대 샴(태국) 국왕이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선물했는데, 왕이 하사한 신령한 하얀 코끼리에게 일을 시킬 수 없다. 사료비만 많이 든다.

만약, 이 코끼리가 죽으면 신하는 왕에게 불충을 하는 셈이 된다. 때문에 국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 신하에게 하얀 코끼리를 하사했다.

반복되는 사고, 예고된 재해는 인간의 안전불감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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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jwd3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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