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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강 방문

기사승인 2022.12.23  12:4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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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노동당 정책위원

순환경제연구소 소장

지난 11일에는 뜻을 같이하는 지인들과 문산역에서 임진각까지 문산천을 따라서 걷는 DMZ평화탐방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임진강 유역권은 파주 문산 지역에서부터 함경남도 마식령까지 이르는 남북과 동서의 대각선 방향의 넓은 권역으로 지형상으로 남북과 동서를 잇는 교통로서 활용되던 지역입니다.

추가령 구조곡이라는 용암지대를 포함해서 토질이 척박하여 농업생산성이 낮은 대신에 자연적인 통로 역할을 해서 상업과 물류가 발달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고려시대에는 수도가 임진강 유역권 내의 개경이었으므로 수도권에 해당되었고, 동북방의 함경도 지역으로부터 북방문화가 유입되어 정착하고 하류 지역을 통해 남쪽과 연결이 되어 북방의 대륙문화와 남방의 해양문화가 비교적 조화를 이루었던 것이 무역과 상업이 발달했던 고려시대였습니다.

조선시대에는 정치적인 이유로 개성과 해서(海西), 강화도, 이 지역 사람들이 차별을 받게 되었고, 해방이 되면서 임진강 유역권 자체가 남북으로 분단이 되는 피해를 입고 군사시설들이 집중되어 지금은 통행의 통제 하에 농업이 행해지는 것 외에는 거의 모든 경제활동이 마비상태로 있는 비극의 지역입니다.

▲ 임진강 유역

우리나라의 분단이 민족의 고통이기도 하지만 이 지역, 임진강 유역권을 터전으로 두고 살던 사람들에게는 직접적인 고통이 되므로, 어떤 다른 지역의 사람들보다 통일과 교류에 대한 열망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지역의 모든 민간인들의 산업과 건설 활동이 제약되면서 자연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있다고 하지만, 이는 이곳 주민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것으로서 이곳 주민들이 앞으로 자연생태계도 지혜롭게 보존하면서 같은 유역 내에 교류와 통일이 되어 순환경제와 문화를 발전시켜 가는 자치와 평화가 가능한 시대가 되도록 모두 힘을 합쳐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이 무작정 이 지역의 자연생태계 보존의 필요성만 주장하는 것은 무례한 일이고, 월권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습니다.

산맥과 골짜기가 많은 우리나라는 이처럼 지형 상으로 문화와 경제활동의 단위가 되는 권역들이 뚜렷하게 구분이 되는 편입니다.

남북 분단은 이러한 자연적인 생활권을 파괴하고 마비시키는 역할을 했고 고속도로와 철도, 최근의 KTX와 같은 것들이 전통적인 문화권역을 희미하게 해 왔습니다.

앞으로는 지역의 특색과 자연의 조건을 살리는 순환경제로 전환을 해야만 탈탄소를 통해 생태위기를 돌파할 가능성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원래의 산과 물의 지형과 역사를 어디를 가든지 잘 살펴보고 이를 잘 살려갈 구상을 해 나가야 하겠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의 축적과 붕괴 법칙 : ‘헨리크 그로스만’의 번역 출간

▲ 헨리크 그로스만(Henryk Grossman)

1929년에 폴란드 사람 헨리크 그로스만이 저술한 《자본주의 체제의 축적과 붕괴 법칙》을 그동안 우리말로 옮기는 작업을 해서, 공식적으로는 30일에 출간이 됩니다.

이 책은 소비 부문이 아니라 원료의 조달과 생산 부문에서 사용가치와 교환가치 간의 모순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붕괴를 이론적으로 전개한 책으로 인적인 요소에 비한 물적인 요소의 포화상태를 향해 가는 산업생산 체제가 붕괴 위기를 맞게 된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지금의 기후재앙의 위기를 초래한 다량의 물질 투입에 기반을 둔 산업생산, 그리고 이른바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하는 스마트 생산 시스템이 도달해 가는 결말에 대해서 시사해 주는 바가 큰 저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로스만은, 1920년대 이른바 프랑크푸르트학파라고 하는 프랑크푸르트 대학의 사회조사연구소의 창립 구성원이었습니다.

당시에 마르크스의 원자료에 대한 발굴과 편찬에 종사한 사람들이 그 연구소에 있어서 그에 관한 정보를 잘 알 수 있었겠지만 그로스만이 직접 마르크스 문헌 관련 작업에 참여했다는 기록은 없습니다.

마르크스의 경제이론은 기본적으로 재생산도식이라는 프랑스 사람 케네의 경제표에서 발달되어 온 경제균형과 순환의 방정식 시스템을 가지고서 전개가 됩니다.

그로스만도 재생산도식을 활용해서 자본주의 체제가 붕괴 위기 없이 무한히 지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논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경제사 상의 사실들을 통해서 귀납적으로 검증합니다.

20세기의 마르크스 학파의 주류 이론은, 로자 룩셈부르크가 제창한 과소소비 이론이었습니다. 이는 1929년의 대공황을 거치면서 케인즈의 유효수요이론과 결합이 되기도 했습니다. 유럽의 사회민주당의 정책은 케인즈의 재정을 통한 유효수요 창출 정책과 같은 것이 되었고, 마르크스의 가치 이론은 폐기되다시피 했습니다. 스탈린 시대의 소련에서도 그런 이론이 공식 이론으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이와 달리 그로스만의 이론은 자본의 유기적 구성의 고도화의 진행에 따른 잉여가치의 과소생산 이론입니다.

노동력과 물적인 생산수단이 생산과정에서 가지는 사용가치적인 성격과 가치 생산과의 모순에 주목한 것으로 노동운동이 가지는 체제 변혁적인 성격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자본주의 체제에서의 노동력이란 생산요소의 결정적인 중요성을 말하고, 자본가들의 임금삭감 압박에 저항하는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행동이 체제 전환을 앞당길 수 있다는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독일에서 사회민주당의 지도력과 대립하여 체제 내적인 노동운동에 치중한다는 노조 지도자들의 노선과 결을 달리하는 이론이었습니다.

그는 노동 운동으로 사회주의 운동을 시작했으면서도 노동조합과도 주류 학계와도 다른 성격의 이론을 전개하여 외롭게 연구 활동을 해 갔고, 나중에는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지도부와의 불화로 쫓겨나게 됩니다.

그는 볼셰비키 혁명과 소비에트 체제에 대하여 사적으로는 비판적인 입장이었지만, 서유럽과 미국에서 소련을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했습니다. 서방과 소련 양측에게 불편한 존재였던 것이죠.

그 당시에 서유럽 좌파 진영에서 환영받지 못했던 자본주의 붕괴론은 오늘의 생태위기 시대에 새롭게 주목을 받을 만한 요소를 담고 있고, 그래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인구와 노동력, 물적인 자원의 조달 이런 것들이 현재 위기에 처해 있고 자본주의 체제를 낙관적으로 전망할 수 있는 측면들이 별로 없는 상황인 것이죠.

가치 측면에서든 물적 측면에서든 순환구조가 잘 설명될 수 없으면 위기를 예측할 수밖에 없고, 그런 조건에서 전쟁과 같은 상당히 비극적인 일들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물적인 측면에 주목하는 순환경제의 관점에서도 그로스만의 이론은 많은 시사점을 주기 때문에 이를 공부하기 위하여 번역을 시도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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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sngmoo@cyclecono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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