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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시간(working hours, 勤勞時間)

기사승인 2022.12.23  15:5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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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태일이 살아 있었다면, 다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칠 상황!

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한국의 노동시간 제도 도대체 몇 시간일까?

주 40시간제, 주 52시간제, 주 69시간, 주 80.5시간?, 상한선 없다.

특정 계층이 좋아하는 법대로 보면, 현행 근로기준법 제50조는 “1주간의 근로시간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40시간을 초과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1주에 쓸 수 있는 연장근로시간 최대치 12시간을 더해 흔히들 주 52시간제가 되는 것이다.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주 최대 52시간 상한제’라고 하는 게 정확한 표현에 가깝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의 '노동시장 개혁' 권고안 발표 후, 근로시간이 얼마나 늘어날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연구회가 제안한 방안이 그대로 입법이 되면 1주 최대 근로시간은 69시간 내지 80.5시간. 또는 상한선 없는 시간이 도입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에 따르면, 연구회 권고안의 핵심은 현행 근로기준법상 주 12시간에 묶인 연장근로시간을 월 52시간, 분기 140시간, 반기 250시간, 연 440시간 범위에서 탄력적으로 관리하자는 데 있다.

주 52시간을 초과하는 집중근로를 허용하되 일정 기간 내에서 총량을 넘지 않도록 한 것이다.

연구회는 연장근로 단위 기간을 확대하면서 근로자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11시간 연속휴식'을 보장할 것도 권고했다.

이는 근로자가 퇴근해서 다시 출근할 때까지 11시간의 휴식시간을 의무적으로 줘야 한다는 개념으로, 1일 근로시간을 제한하는 효과가 있다.

이를 도입한다는 가정 아래 하루 최대 근로시간을 계산해보면 11.5시간이 나온다. 24시간에서 11시간 연속휴식을 빼고 나면, 13시간이 남는다.

하지만, 사용자는 13시간 전부 일을 시킬 수 없다. 근로기준법 54조에 따라 '근로시간 4시간당 30분 휴게시간'을 근로시간 중에 줘야 하기 때문에 1.5시간이 빠진 11.5시간까지 근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주당 최대 근로시간은, 현행 '주 52시간'에서 얼마까지 늘어날 수 있을까.

연구회는 '주 69시간'이라고 설명한다. 하루 11.5시간씩, 주 최대 6일 일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연구회는 근로기준법 55조1항 '주 1회 유급휴일 보장'에 따라 6일 근로를 법적 의무로 봤다.

하지만, 주 7일 일을 시킨 것만으로 법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해석이다.

근로기준법 56조 '휴일근로 가산수당 지급' 규정으로 볼 때 휴일에도 일을 시킬 수 있고, 휴일근로수당을 주면 주 7일 근로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 80.5시간은 11.5시간씩 7일 일한다는 가정 하에 나온 숫자다.

고용부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와 행정해석을 보면 주휴(유급휴일)를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당사자 간에 합의하면 휴일근로수당을 주고 휴일에도 일할 수 있다"며 "80.5시간 일했다고 해서 사법처리가 되는 건 아니다. 다만 원칙은 휴일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는 산술적으로 가능한 시간을 계산해본 것으로, 연구회 설명대로 '극단적 상황'에 가깝다. 권고안은 특정 주에 몰아서 일하면 다른 주엔 연장근로시간이 줄어들도록 설계돼 있기도 하다.

연구회는 사업장에 가장 적합한 근로시간 운영 방식을 도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운영 방법을 제시한 것이며, 실제 도입하려면 근로자대표와 서면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문제는 노사합의로 제도를 도입하더라도 근로시간 운영에 근로자가 개입하기 쉽지 않은 구조이고, 영세 사업장은 더 취약하다는 점이다.

연장근로시간 관리 단위가 반기나 연 단위로 넓어져 주 60시간을 초과하는 노동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과로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용노동부 고시를 보면, 뇌혈관 질환 등이 발병하기 전 12주 동안 주 60시간을 초과해 일하거나 발병 전 4주 동안 64시간을 초과해 일한 경우 업무와 질병의 연관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가 연구회가 권고한 연장근로 총량관리를 도입하더라도, 1일·1주 근로시간 상한선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 40시간제는, 한국에선 한-일 월드컵 직후인 2002년 7월 전국의 시중 은행부터 시행됐다.

기업 규모별로 순차적으로 도입해 2011년 7월 모든 사업장에 적용됐다.

전면 적용 1년 전인 2010년 6월 노사정위원회에 모인 정부와 재계, 노동계는 “연평균 노동시간을 2020년까지 1800시간대로 줄이자”고 합의했다.

장시간 노동이 노동자 건강을 해치고, 일과 삶의 균형을 망가뜨리는 ‘만악의 근원’이라는 데 모두가 동의한 결과다.

하지만, 합의가 무색하게도 2021년 한국의 연간 노동시간은 1,915시간으로, 1,800시간까진 갈 길이 멀다.(OECD 누리집)

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평균은 1,715.8시간이다.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긴 나라는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칠레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역대 한국 대통령 가운데 노동시간 단축을 가장 강력하게 주창한 이는 헌정사상 첫 탄핵을 당한 박근혜 대통령이다.

노동시간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취임 1년 뒤인 2013년 4월15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도 그는 “장시간 근로 관행 개선은 삶의 질과도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노동시간 단축으로 15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창출된다고 말했다.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당시 회장조차 2017년 신년사에서 “고용절벽 해소를 위해서는 우선 세계 최장 수준인 근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고 말할 정도였다.

윤석열 정부가 2년 유예 끝에 내년부터 ‘주 최대 52시간 상한제’가 적용되는 30인 미만 사업장에 2년 더 적용을 유예할 방침을 밝혔다.

주 단위로 관리하는 노동시간은 월이나 연 단위로도 관리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을 바꾸겠다고 한다.

노동개혁이라고 한다.

월 단위로 적용하면 1주에 80.5시간까지도 일할 수 있게 된다.

법정 노동시간의 두 배다.

전태일이 살아 있었다면, 다시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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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jwd3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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