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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이하며

기사승인 2023.01.06  15: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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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노동당 정책위원

순환경제연구소 소장

우리나라 환경부장관이 발표한 정부의 새해 업무계획을 보면, 순환경제는 녹색신산업으로서 해외수주 계획 20조 원 중에 0.4조원(우즈베키스탄 매립가스 발전소 0.1조원, 폴란드 소각로 0.3조원), 즉 2%를 차지하게 된다는 것이 나와 있습니다.

그런 것을 순환경제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쓰레기가 발생한 것을 매립지에 파묻게 되면, 쓰레기가 부패하여 메탄가스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것을 그냥 공기 중으로 방출하게 되면 환경에도 좋지 않고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심한 온실가스로 작용하므로, 이를 연료로 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것 자체는 나쁜 사업이 아닙니다.

쓰레기가 양산되어 처리되어야 한다면 이를 그냥 매립만 하는 것보다는 발생하는 유해가스를 에너지화해서 사용한다는 것은, 가스의 유해한 작용도 제거하고 화석연료 등 다른 에너지원을 절감하게 해 주므로 최소한 당연히 해야 할 사업입니다.

그러나, 그런 정도의 사업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없다는 것 또한 당연한 상식입니다.

소각로의 설치는 쓰레기를 제거하여 공기 중으로 날려 보내는 대량 처리시설을 설치하는 것인데, 이는 인간이 쓰레기를 생활공간에 쌓아놓고 살 수가 없기 때문에 공간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제거하여 인간이 살고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두는 일일 뿐입니다.

거기서 생기는 부산물인 열에너지를 이용하여 난방을 하거나 열병합발전을 통해 전기에너지를 얻는 것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더 큰 물자의 낭비가 발생하고 소각장 인근 주민들의 환심을 사려는 목적도 있어서 소각장이 긍정적인 면도 가짐을 보여주기 위해 부득이하게 시행하는 일입니다.

이런 것을 설치한다고 해서 그 사회의 경제가 순환경제가 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경제를 설명하는 경제이론을 구성하면서, 생산요소로는 인간의 노동력과 그 이외의 것으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었습니다.

인간의 노동력을 투입하는데 지출되는 자본을 가변자본이라고 부르고, 나머지 물적 요소들을 투입하는 데 지출되는 자본을 불변자본이라고 부른 것이죠.

그리고 노동력에서만 재생산을 유지하는 것 이상의 잉여가치가 발생한다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마르크스의 이론 중에서 수긍하기 힘든 부분 중의 하나입니다.

그렇게 말하고서 가변자본이라는 것은 투입한 가치에 비하여 생산되는 가치가 달라졌으니 가변자본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설명합니다. 노동력만이 잉여가치를 생산한다는 처음의 가정에 의문을 가지게 되면 이런 가변자본이라는 개념에도 의문을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사실 마르크스는 자본론이 아닌 다른 글에서 노동이 가지는 ‘가변성’이라는 것을 설명했습니다. 이는 노동자가 여러 가지 종류의 일에 적응해서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다는 뜻입니다. 융통성, 적응성을 가진다는 말이죠.

그러면서 노예들의 노동과 임금노동자의 노동은 가변성에서 차이가 난다고 봅니다. 임금노동자는 직업을 바꾸더라도 쓸모 있는 역할을 하는데 쉽게 적응한다는 말입니다. 어느 정도는 노동자에게 주체성이라는 특성 있다는 것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 다른 생산요소들은 그렇게 적응하는 힘이 없는 피동적인 대상일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의 지능을 가진 소나 말, 개와 같은 가축은 생산에 참여한다면 어떤 범주에 들어가는가, 앞으로 인공지능의 사용이 보편화되어 간다고 할 때 인공지능은 어떤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가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생겨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과정에서 노동력이란, 요소에 투입되는 자본에 비하여 물적 요소에 투입되는 자본의 구성비율이 계속해서 상승되어 왔습니다. 인공지능에 많이 의존하게 되는 이른바 스마트 생산시설에서는 노동력에 투입되는 자본의 비율은 극소화됩니다.

그러면 마르크스의 이론에 따르면, 잉여가치가 거의 생산될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러면 자본가들은 출자한 자본에 비하여 거의 벌 수 있는 수익이 없다는 말이 되는데, 그러면 왜 그렇게 물적 요소에 많은 자본을 할애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개별자본가들의 행동과 경제 전체에 보편화된 구조 자체를 구분해서 보아야 설명이 됩니다.

처음에 개별자본가들이 남들과 달리 물적 요소, 예를 들어 인공지능에 더 많은 비율의 투자를 하고 노동력에 더 적은 비율의 투자를 하게 되면, 생산성이 높아지고 반대로 비용을 절감해서 큰 이익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자본가들도 이런 방식으로 생산을 바꾸어서 노동력이 대량으로 일자리를 잃게 되는 동시에 많은 물자가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그러면 생산품의 가격은 낮아지게 되고 실직자들이 많은 사회에서 사회복지 비용은 높아지게 됩니다. 조세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본가에게 돌아가는 이익인 잉여가치는 많이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대규모화된 생산시설을 유지하고 개선하는 데 많은 자본이 필요하게 됩니다. 이 부분도 점점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이렇게 보면 마르크스의 이론이 전혀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닙니다. 노동자가 더 보수가 많은 직장으로 옮겨갈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므로 신사업이 출범했을 때는 영입하는 노동자의 임금이 높았다가 이 사업이 보편화되면서 임금이 낮아지고 이윤도 없어지는 변화과정도 생겨납니다.

인공지능에 의한 생산도 마찬가지의 변천과정을 겪게 된다고 보아야 합니다. 인공지능의 유지비와 교체비용의 과도화와 생산되는 산물의 무가치화가 겹치게 되면 자본가에게는 악몽이 현실화됩니다.

최근에는 인간 이외의 非인간 심지어 무생물에까지 소통의 능력을 가진 것으로 볼 수 있을 가능성을 탐색하는 철학이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 노동력을 언제까지나 잉여가치를 창출하는 특성을 가진 요소로 볼 수 있겠는가 하는 질문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인간이라도 노예의 경우에는 소모품으로 취급되었고 가변성(variability)라는 특성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었던 것에 착안해서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겁니다.

물질이든 인간이든 소모품으로 취급하고 철저히 대상화시킬 수 있는 생산요소로 간주한다면 폐기물은 무한히 늘어나게 되고 그 대상화된 物을 계속 확보해서 투입하는 그 과정은 가속화되며, 제국주의적인 팽창이 이를 뒷받침해 줄 때까지 그렇게 되어 가겠지만 그 이상의 미래는 없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생산에 투입되는 물적 요소, 생산수단과 소통하고 그것들에 인격을 부여하고 그렇게 된다면 그것들을 소모품으로 볼 수가 없어지고 고장이 나면 쉽게 교체할 수가 없고 반드시 수리를 해야 하고 그렇게 되면 이는 지금의 자본주의적 산업 경영방식과는 맞지 않는 것이 됩니다.

그러면 쓰레기의 발생은 현저하게 줄어들 것이고, 인간 노동력이 더 많이 고용되고 더 창조적인 일을 해야 합니다. 새로운 철학적인 사조가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마르크스가 굳이 인간 노동력과 그 외의 것으로 생산요소를 구분하는 개념화를 한 것이 함축하는 바가 앞으로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새해 초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계기로 급작스럽게 한국화이트헤드학회에 회원가입을 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하는 활동이 “사물들의 우주”라는 책을 같이 읽는 것입니다.

사물들과 인간 존재를 같은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자유를 가지는 주체로 보려는 시각이 들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생각은 훌륭한 것 같습니다.

자본주의 사회가 존재를 대상화하고 수단화하는 것에서 파국의 가능성을 착안한 마르크스의 경제학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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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무 sngmoo@cycleconomy.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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