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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확성기 재개보다 대북전단 대책이 우선이다.

기사승인 2024.06.09  23: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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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풍을 이용해서 정권의 위기를 돌파하려는 윤석열 정부

 

▲ 6월 9일 대북확성기 재개를 발표하는 국가안보회의 보도자료

 

한국 정부가 9일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 회의를 개최하고, 군사분계선 일대의 확성기를 다시 설치하고 대북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2018년 4월 판문점 선언에 따라 확성기를 철거한 지 6년 만이다.

윤석열 정부의 아마추어적 국정운영이 도를 넘어서서 안보위기까지 불러들이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정권의 지난 2년은 경제위기, 민생위기, 안보위기, 외교위기 등 총체적 난국이었으며, 함량부족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겠다.

지난 2년의 국정실패는 20%를 밑도는 윤석열에 대한 지지율 이외에도 4·10 총선에서 참패를 당하는 것으로 국민적 평가가 이미 내려졌다.

그러나, 대통령 윤석열은 “국정운영 방향은 옳았지만 국민 체감이 부족했다”는 태도를 보여주었을 뿐이다.

한편,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고 있는 국민은 몇이나 될까?

취임사에서 언급되기 시작된 뜬금 없는 ‘자유주의’ 등 국정철학이 있는 듯한 외양을 보여주고 있지만 그것을 뒷받침하는 국정과제는 없다.

가치기반 외교를 내세우지만, 전 세계에서 무너져가는 일극패권을 지키고자 몸부림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외교정책을 추종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다.

어느 것 하나 국정운영의 큰 줄기가 없다. 다만, 기득권자를 위한 감세와 특혜만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저출산대책으로 상속세를 깍아주는 등 최소한의 논리도 없다. 겉과 속이 일치하면서 오로지 일관되게 추진하는 정책이 있다면, 미국 추종외교와 검찰정치, 김건희 방탄 뿐이다.

총선 이후 국정지지율이 20% 이하로 추락하자, 윤석열 정부가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쑈에 치중하면서 설익은 정책을 마구 내쏟고 철회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에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유해 제품 수입을 차단하기 위해 국가인증통합마크(KC)가 없는 80품목의 해외 직구를 금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가 사흘 만에 철회한 바가 있다.

작년 예산 편성 때는 “나눠 먹기식 연구 개발을 원점 재검토하라”는 윤 대통령 지시로 R&D 예산이 4조6000억원 삭감되는 바람에 과학기술계 반발을 샀다. 그러더니 1년 만에 예타까지 폐지해 내년엔 R&D 예산을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하겠다며 태도를 180도 바꿨다.

최근에 포항 영일만 일대에 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와 가스가 매장되어 있을 것이라고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의혹이 쏟아지는 등 설익을 것으로 결론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 6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포항 영일만 앞바다 석유·가스 매장 관련 국정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대통령실

하루하루 정권을 연명하기 위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엉뚱한 곳으로 돌리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고 있는 모양새다. 대북확성기를 재개한 것도 남북 간의 긴장을 조성해서 국민들의 시선을 돌리려는 노력의 일환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북관계 악화는 윤석열 정부 들어서 일관되게 추진된 것이므로, 설익은 정책을 마구 내쏟는 최근의 흐름과는 분명 다른 측면이 있기는 하다. 우크라이나, 가자지구, 대만 등에서 분쟁을 부추기는 미국 외교를 추종하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의 대북 긴장감 조성은 이와는 결이 다른 측면이 있다. 정권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탄핵이 논의되는 등 위기감이 높아지자 북풍을 이용하려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오물풍선을 내려 보낸 것에 대한 평가는 저마다 자기 입장에 따라서 할 수 있겠지만, 대북전단 때문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북한의 오물풍선을 빌미로 919군사합의를 파기한 것도 과도하다. 군사적 충돌을 막아왔던 장치를 없앰으로써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919군사합의는 북한이 먼저 파기한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과연 남에서도 역시 그랬어야 하는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대규모 한미일 군사훈련을 통해 북한을 도발하는 등 한반도의 긴장을 끌어올리는데 한미에 상당한 책임이 있다.

남북간의 긴장에 남측의 책임이 큰 만큼, 북한의 오물풍선에 대해서는 반북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 우선했어야 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달리며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라는 결정을 내렸다. 북한이 '100배 보복' 공언을 실행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정부는 반북단체의 전단 살포를 말리지 않고 있다.

통일부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다고 밝히며 변명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부의 태도는 헌재 결정의 취지를 왜곡한 것이다.

▲ 6월 7일, 통일부 정례브리핑에서 통일부 대변인실 김인애 부대변인이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습니다" 라고 발표하고 있다. @출처 : 통일부 홈페이지 정례브리핑 동영상 갈무리

헌재는 지난해 나온 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헌재의 위헌 결정을 하기는 했지만, '국민 생명과 신체 안전 보장, 남북 간 긴장완화'라는 남북관계발전법의 입법목적은 정당하다고 보았다. 전단 살포를 빌미로 북한이 적대적 조치에 나선다면 국민이 위협받을 수 있단 점도 현실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제한되는 표현의 내용이 매우 광범위하고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할 국가형벌권까지 동원한 것이라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지 않고도 전단살포를 막을 방법이 있다는 것도 명시했다. "전단 살포를 금지·처벌하지 않더라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험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하면 '경찰관 직무집행법'에 따라 행위자에게 경고하고 필요한 경우 살포를 직접 제지하는 등 유연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또한 “전단 살포 전에 시간, 장소, 방법 등을 사전에 신고하도록 하고, 관할 경찰서장은 관련 법률에 저촉될 여지가 있는 경우 '살포 금지 통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입법적 보완을 하면 경찰이 이에 대응하기 용이해져 심판대상조항을 통한 제한보다 덜 침익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헌재의 이러한 친절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단순히 '표현의 자유'라는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자세는 예민한 안보 사안으로 봐야 한다는 점을 애써 무시한 것이다.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가 정전협정 위반이자 비상식적 도발 행위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 빌미가 된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서는 손 놓고, 북한과의 적대적인 긴장을 고조시키는데만 몰두하고 있다. 결국 안보현안을 국내정치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이런 식의 국정운영이 과연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정치권이 부패한 것은 참을 수 있지만, 무능한 것을 참지 못하는 것이 대한민국 국민들이다. 무능을 넘어서 안보위기까지 불러들이는 정권을 과연 국민들이 용납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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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reapgun@hanmail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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