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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투하 79주년을 맞으며

기사승인 2024.08.07  12:5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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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무기와 핵발전은 하나다. 모든 핵을 폐기하라!

인류 최악의 핵폭탄과 방사능 피폭으로 고통받는 일본과 한국

허영구

(전)민주노총 부위원장

AWC한국위원회 대표

노년알바노조(준) 위원장

투기자본감시센터 고문

미국이 8월 6일 히로시마와 나사사키에 핵폭탄을 투하한 지 79년이 되었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히로시마 상공 600m 지점에서 ‘리틀보이’로 불리는 16킬로톤(kt)의 우라늄 핵폭탄이 폭발했다.

사흘 후 8월 9일 오전 11시 나가사키 상공 580m에서 우라늄탄보다 더 위력이 큰 16킬로톤(kt)급 플루토늄 핵폭탄이 폭발했다. 인류 최초의 핵폭탄으로 두 도시에서 사망한 사람만 25만여 명으로 추정하며, 생존한 방사능 피폭자도 70만 명 이상이다.

도시는 처참하게 파괴되었고 임산부와 태아를 포함한 수십만 명이 흔적도 없이 녹아 없어지거나 불에 타 즉사했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피폭된 한국인은 약 7만~10만여 명, 사망자는 5만여 명으로 추정된다. 살아남은 피폭자 4만 3천여 명은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피폭 후유증으로 고생하다 죽어갔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등록된 피폭 1세는 2021년 기준 1,992명이다. <한국 원폭 피해자 후손회>에 등록된 피폭 2세는 2021년 기준 2,798명이며, 선천성 기형 또는 유전성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

한국 원폭 피해자는 한미일 정부를 상대로 존재 인정, 조사, 미일 정부의 책임인정과 사죄, 배‧보상을 요구하고 있고, 피폭 2‧3세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는 재건되었지만, 방사능에 피폭된 사람들의 고통은 대를 이어 계속되고 있다.

제국주의질서와 핵경쟁은 여전하다

세계 열강들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하면서도 핵무기를 폐기하지 않고 있고, 제국주의 지배질서의 도구로 삼고 있다.

일본은 희생자를 위로하면서 정작 자신들이 저지른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대해서는 반성하지 않는다.

아이러니하게도 전쟁에는 패했지만 적국이었던 미국 등 세계 열강들과 공고한 파트너쉽을 만들어가며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평화헌법이라고 불리는 일본헌법 제9조(국제분쟁을 위한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국가교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를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일본의 군사기지화는 더욱 강화되고 있으며, 오키나와와 아오모리 인근의 미군기지와 자위대 기지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미국 역시 핵폭탄으로 무고한 민간인을 살상한 전쟁범죄 행위를 평화를 위한 불가피한 희생으로 간주한다. 7500개가 넘는 핵탄두를 보유한 세계 최대 핵강국 미국을 비롯하여 일본을 포함한 열강들은 핵무기를 버리지 않고 군사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1969년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 영국 등 5개국은 자신들만이 핵무기를 보유한다는 것을 천명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만들었다. 인류역사에서 침략전쟁을 가장 빈번하게 자행한 나라들이 ‘핵’을 사용하지는 않겠으나 자신들에게만 핵무기 보유와 개발을 허용했다.

벨기에,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튀르키예에 미국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다. 핵확산금지조약 천명 이후 여러 나라가 핵무기 개발을 시도했고, 파키스탄⋅인도⋅이스라엘⋅북한은 자체로 핵무기를 개발⋅보유하고 있다.

스웨덴 외교정책 연구기관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6월 발표한 ‘2024 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핵탄두 보유량은 1만2천112기, 이중 사용가능한 핵무기는 9585기이다.

전년도보다 86기가 늘었다. 2024년 1월 기준 1위 러시아 4380(-109), 2위 미국 3708(0), 3위 중국 500기(+90), 4위 프랑스 290기(0), 5위 영국 225기(0) 순이다.

전년도 대비 러시아가 109기 줄었고, 중국이 90기가 늘었다. 그 외 인도 172(+8), 파키스탄 170(0), 이스라엘 90기(0), 북한 50(+20)기) 순이다. 전체 핵탄두수는 전년 대비 400기 줄었고, 사용 가능한 핵탄두는 9기가 증가했다. 이중 미국과 러시아가 전세계 핵탄두의 90%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군사동맹체인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는 올해 냉전종식 후 최대규모의 연합훈련에 돌입했다. 러시라~우크라이나 전쟁을 핑계로 다자간 군사동맹이 강화되어 전쟁의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24년 한미연합훈련은 유엔사령부 전력공여국 가운데 12개국이 참여하는 군사훈련으로, 윤석열정부 이후 더욱 강화되었다.

8월에는 북한의 핵사용시나리오를 전제한 군사훈련을 예정하고 있으며, 선제공격이 강화된 훈련으로 알려졌다.

또한, 핵무기탑재 전략핵잠수함인 켄터키함이 부산항에 기항한 것은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 으로 전술핵무기가 철수한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그 외 미국 핵전략폭격기가 청주공항을 이용해 군사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고, 한반도의 군사긴장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핵무기의 다른 이름, 핵발전

2024년 6월 한국수력원자력 발표에 따르면 전세계에 운영중인 핵발전소는 33개국 총 416기이다. 미국(94), 프랑스(56), 중국(56), 러시아(36), 한국(26) 순이다.

미국 스리마일핵사고와 체르노빌핵사고, 그리고 후쿠시마핵사고까지 대형 핵사고가 발생했다. 핵폭탄보다 더 심각한 방사능오염이 있었고, 지금까지도 자연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핵발전소의 사고는 핵폭탄보다 더 위력적이고 치명적이다.

국제핵진흥기구 IAEA와 일본정부는 2023년부터 후쿠시마핵사고로 발생한 핵폐기물 134만톤(계속 발생하고 있음)을 매년 수만톤씩 나누어 바다에 투기하고 있다.

전 세계 416기에서 발생하는 핵폐기물과 폐쇄 결정한 210기의 핵발전소에서 양산된 핵폐기물이 대책없이 쌓여있거나 바다로 버려지기도 한다.

이 핵폐기물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양의 방사성물질을 포함하며, 최대 100만년을 완전히 격리·보관해야 한다.

죽음의 핵질주를 멈추어라

핵무기와 핵발전은 동전의 양면이다. 핵기술은 인류와 공존할 수 없다. 핵탄두와 전쟁을 앞세운 힘의 질서는 죄없는 이들의 고통과 죽음을 가져올 뿐이다. 전쟁의 산물 핵기술을 이용한 핵발전은 방사능오염의 재앙을 감춘 기만이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우리는 함께 핵없는 세상을 만들어갈 것이다. 핵기술과 전쟁을 포기하지 않는 모든 국가와 권력에 대항하여 싸울 것이며, 그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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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구 heo869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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