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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헬지역에서 철수한 프랑스군, 우크라이나로 파병?

기사승인 2024.04.02  06:4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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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프리카 뉴스를 보면 세계가 보인다

사헬지역에서 철수한 프랑스군, 우크라이나로 파병?

서아프리카의 세네갈에서 12년 만에 평화적 정권 교체에 성공한 대통령 당선자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가 대선승리 일성으로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했다.

▲ @출처 : 트위터 'Lord Bebo' 트윗 화면 갈무리

세네갈, 너마저도?

세네갈은 인구 1700만 명의 이슬람 국가이며, 1960년 프랑스 독립 이후 네 번 째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 대통령이 교체됐다. 바시루 디오마예 파예는, 대선 열흘 전까지도 투옥돼 있다가 막판에 석방되어 선거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사헬지역(사하라 이남, 사바나와의 경계 지대)의 아프리카 국가들은 프랑스의 식민지였다가 1960년대에 식민지에서 해방되었다.

그러나, 프랑스 군대가 아직도 철군하지 않고 주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ISIS 등과의 테러와의 전쟁을 군대 주둔의 명분으로 들고 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동안 프랑스는 아프리카 사헬지역에서 군대를 철수해야 했다. 모두 군사쿠데타가 발생한 국가들로서, 군부에서 프랑스의 철군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영향권인 아프리카 사헬 지역에서는 말리(2020), 기니(2021), 차드(2021), 수단(2021), 부르키나파소(2022), 니제르(2023) 등에서 최근 몇 년 동안 군사 쿠데타에 의한 권력변동이 있었다.

사헬 지역(사하라 이남 경계 지대)은 서쪽 기니에서 동쪽 수단까지 아프리카 대륙 중부를 5600㎞ 가로지르는 국가들에서 공교롭게도 잇따라 쿠데타가 일어나서 ‘쿠데타벨트’ 라는 별명이 붙은 곳이다.

19세기 중반 이후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 남쪽의 사헬 지역 국가들은, 프랑스의 지배를 받는 식민지였다. 1960년대에 그들 나라는 대부분 독립을 이루었으나, 신식민지로 전락하여 프랑스의 정치적 경제적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다.

군부가 쿠데타를 벌였다고 하면 부정적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그들의 쿠데타는 반제국주의적 성격이 강하다. 옛 식민 종주국 등 서방 국가들이 부패한 정권을 후원해왔고 그 결과로 국민들이 고통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쿠데타 세력이 타도한 ‘민주정부’야말로 프랑스 추종 세력으로 자국민의 이익을 배반하는 반민족적이고 제국주의의 하수인이었던 셈이다.

반면, 세네갈은 식민종주국인 프랑스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민주주의의가 정착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그런 세네갈마저 새로 집권한 대통령이 프랑스군의 철수를 요구하자, 프랑스는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는 아프리카 15곳에 군을 주둔시켜왔지만, 점차 축소돼서 4곳만 남았는데 앞으로도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프랑스의 영향권에 있는 서아프리카 국가들(프랑스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CFA프랑을 사용하는 국가들) @출처 : 유투버 'SCOTT 인간과 자유' 화면 갈무리

마크롱의 돌출행동과 프랑스군 2천명 파병설

한편, 얼마 전 프랑스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우크라이나에 프랑스군을 파병하겠다고 선언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적이 있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월 26일 우크라이나 지원 관련 국제회의 이후 “(서방국가들 간) 지상군 파병에 대한 합의는 없었으나 이를 배제할 수 없다”고 말해 파병 논란을 증폭시키기 시작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27일 하원에 출석해 “(프랑스군이)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지뢰 제거나 무기 생산, 사이버 작전 등에 참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프랑스 지상군 참모총장 피에르 실레 장군 역시 “프랑스군은 가장 심각한 분쟁에 참여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프랑스군이 앞장서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할 테니, 다른 나토 국가들도 프랑스와 함께 참전하라는 것이 마크롱의 숨은 속내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나토의 다른 국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자칫 나토와의 전면전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마크롱의 발언 이후, 주요 외신들이 서방 동맹국의 기류가 변화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 등 군불을 땠지만, 이후의 사태 전개는 마크롱 혼자만의 쇼에 그치고 말았다.

AFP는 “마크롱이 우크라이나 파병이라는 큰 금기를 깨고 러시아에 강수를 뒀다”고 긍적적인 평가를 하며 “유럽 동맹국들은 이미 몇 주간 지상군 파병 계획을 검토했고, 미국도 이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북유럽과 발트해 연안 국가들이 지상군 파병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지금 지상군 파병에 ‘절대 안 된다’고 말하는 이들은 2년 전 탱크·전투기·장거리 미사일 지원도 ‘절대 안 된다’고 했던 이들”이라고 언급하며 지상군 파병 문제에 대해, 서방 동맹의 입장 역시 변화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

그러나,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마크롱의 26일 발언이 있던 날 즉각, “전투병 투입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미국, 독일 등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전투 임무 부대’를 파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우크라이나에 유럽이나 나토 국가가 파견한 (전투) 부대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사울리 니니스퇴 핀란드 대통령,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 등도 “지상군 파병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틱국가와 폴란드 등만 찬성했을 뿐이다.

프랑스 국민들의 반응도 차가웠다.

26일 마크롱 대통령이 처음 서방 군대 파병 가능성을 언급한 직후, 프랑스의 여론조사 기관이 프랑스 국민 1천14명을 상대로 설문한 결과 76%가 프랑스군 파병에 반대한다고 응답했다.

한편, 러시아는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파병설에 대해 "프랑스군은 러시아의 최우선 표적이 될 것"이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은 자국 대외정보국(SVR)을 인용해 "프랑스가 이미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2000명 규모의 병력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파병될 프랑스군은 러시아군의 최우선 공격 목표이자 합법적인 표적이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 @출처 : RT.com FILE PHOTO. ©AFP/Wojtek Radwanski 화면 갈무리

사헬지역에서 i겨난 프랑스군을 우크라이나에는 파병하겠다?

이와 같은 내외의 반발과 차가운 반응에도 불구하고, 마크롱은 아직도 프랑스군의 우크라이나 파병계획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마크롱이 이토록 프랑스군의 우크라이나 파병에 미련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헬지역에서 프랑스가 i겨가는 데 반해서 러시아가 프랑스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그동안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등을 중심으로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을 내세워 영향력을 확대해온 바 있다. 그러던 러시아가 지난해 말부터는 국방부 고위관료가 직접 말리를 방문하는 등 공식적으로 국가 차원에서 군사교류에 나서고 있고, 심지어 사헬지역의 국가에서 러시아군의 주둔을 공식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러시아는 리비아에 이미 해군기지를 대규모로 건설하고 있고, 가장 최근에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던 니제르에서는 프랑스군이 철군하자 러시아에 평화유지군의 파병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또 러시아가 포함된 신흥 경제 5개국(브릭스)는 지난 8월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를 새 회원국으로 받아들여 아프리카 대륙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제1세계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퇴조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미국 일극패권 뿐 아니라 서유럽의 과거 제국주의 종주국들의 퇴조가 뚜렷해지고, 브릭스를 비롯한 글로벌 사우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아프리카 국가들이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도 있다.

이 모든 세계질서의 한 가운데에 러시아가 자리를 잡고 있다. 사헬지역을 자신의 뒷마당으로 여기던 프랑스로서는 러시아가 눈엣가시 정도가 아니라, 불구대천의 원수 같을 것이다. 러시아를 어떻게 하든 괴롭히고 싶은 것이다.

19세기 초 나폴레옹의 러샤 정복 실패로 비롯된 프랑스와 러시아의 역사적 앙금도 작용했을 것이다.

한편, 1월 17일 하리코프 근처의 용병캠프가 폭격을 받아 수십명의 프랑스인이 사망했다. 용병으로 포장했지만 100여명 가까은 프랑스군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을 받아 몰살한 사건이 있었다. 마크롱의 돌출행동은 이에 대한 복수심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있다.

바야흐로 아프리카가 세계질서 변동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세네갈의 정권 교체와 대통령 당선자의 프랑스군 철수 요구는 최근에 뚜렷해진 서방의 추락과도 궤를 함께한다.

세네갈의 프랑스군 철수 요구는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과도 연관이 있다. 이렇게 아프리카를 보면 세계가 보인다. 많은 독자들이 아프리카 뉴스를 주목해야 할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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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reapg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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