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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병원노조, 이모 간호사의 죽음은 업무상 재해

기사승인 2016.06.22  20: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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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남대병원 측, 개인의 질병이다

▲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가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업무상 재해인정,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사진제공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6월 21일 병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대병원 수술실 간호사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 책임자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19일 오후 1시경 전남대병원 수술실 25년차 이모 간호사(47세)가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곁을 떠났다.

이는 “20년이 넘도록 병가 한 번 내지 않고 건강하게 일했던 이모 간호사는 2013년 의료기관인증평가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고,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우울증을 앓게 되었고, 이 후 꾸준한 치료와 노력으로 거의 회복되어 일상생활에 잘 복귀했었지만 부당한 배치전환으로 다시 고통을 받게 되었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벌어졌다는 것이다. 전남대병원지부는 우울증 발병도 의료기관인증평가였고, 재발의 원인도 부당한 배치전환때문이라고 규정했다. 따라서 이는 직무스트레스로 인한 자살로 직업성 재해임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남대병원 측은 “개인의 질병이라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보건의료노조 최권종 수석부위원장은 “이모 간호사의 죽음은 명백한 업무상 재해이며, 이를 개인의 문제로 몰아가는 사측은 산재를 은폐하는 것”이라며 규탄했다. 이어 “보건의료 사업장의 많은 노동자들이 열악한 근무환경과 열악한 인력, 폭언폭행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로 괴로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보건의료노조는 이러한 노동환경을 바꾸기 위해 작년부터 환자안전, 직원존중, 노동존중 3대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전남대병원만의 문제가 아니며 전국에 있는 병원노동자의 문제이며 전남대병원이 책임 있는 태도로 고인의 업무상재해를 인정하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지 않을 경우 더 강하게 투쟁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고인의 유가족은 “병원을 사랑하고 환자를 사랑했던 아내를 지켜주지 못함을 자책하며 부당한 배치전환 후 우울증재발로 병가를 가게 되고, 원래부서에 복귀하기로 약속받고 열심히 치료받으며 안정을 찾아가던 중 복귀 일주일전 다시 배치전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결국 그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아내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은 명예회복이며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김미화 전남대병원지부장이 기자회견문 낭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보건의료노조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 김미화 지부장은 “사망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할 것, 병원장의 공식적인 사과와 간호부장 및 수술실 팀장의 징계,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고인이 된 이모 간호사는 전남대병원에 특채로 입사할 만큼 명석했고, 다른 동료들에 비해 일찍 모범직원상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일했던 이모 간호사의 죽음과 같은 비극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전남대병원에서는 2005년 11월부터 6개월사이 4명의 직원이 자살을 했고, 업무상재해로 인정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로 인해 특별근로감독을 받기도 했으나,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남대병원 직원들의 인권이나 근무환경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고 한다.

 

<전남대병원 수술실 간호사 사망에 대한 '업무상 재해 인정!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 촉구!' 기자회견 전문>

지난 19일(일) 오후 1시경 전남대병원 수술실 25년차 이 모 간호사(47세)가 사랑하는 가족과 동료 곁을 떠났다.

이 모 간호사는 1992년 전남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병원에 입사해 25년간 수술실에서 근무해왔다. 대학 실습평가에서 1등을 해 전남대병원에 특채로 입사했을 정도로 명석했고, 동료들에 비해 일찍 모범 직원상을 받을 정도로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일했다.

주어진 일을 의욕적으로 잘 해오던 능력있는 간호사가 6월 19일 죽음을 택했다.

20년이 넘도록 병가 한번 내지 않고 건강하게 일해왔으나 2013년 2월경부터 잠을 자지 못해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심해져 그 해 3월 11일 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에 처음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이 모 간호사는 “2012년 10월경부터 수술방 이사 등의 문제로 힘들었다. 12월경부터 병원 인증평가를 준비하게 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했다. 자신에게 너무 의지하고 과중한 업무를 맡기는 상사로 인해 힘이 들었고, 더 이상 밀려드는 업무를 감당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월경부터 이로 인해 밤에 잠을 자지 못하기 시작했고 수면 부족 때문에 낮에도 우울하고 불안한 기분이 심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꾸준히 치료를 받으면서 일상 업무에 잘 복귀했다.

그러나 지난 5월초 본원 수술실 팀장은 수술실 5명의 책임 간호사에게 배치전환을 하겠다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이에 대부분의 간호사들이 문제제기를 했으나 묵살되었다. 그 과정에 이 모 간호사에게는 무슨 과로 배치전환 될지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다른 간호사에게 업무를 인계하라고 지시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전남대병원지부는 간호부장에게 원칙 없는 인사라며 항의했으나 간호부장은 “수술실 내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관여하지 말라고 했다.

업무를 인계하는 시기동안 이 모 간호사는 지인에게 “너무 힘들다”며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결국 5월 중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4주 병가를 진단받고 6월 17일 출근 예정이었다. 출근 바로 며칠 전 수술실 팀장을 만나러 병원에 나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알 수 없지만 17일 출근하지 않았다. 그 후 18일 저녁, 지인에게 “너무 힘들다”고 토로한 후 19일 오후 1시경 목숨을 끊었다.

전남대병원이 소중한 생명을 죽음으로 내몰았다.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하는가.

전남대병원에서는 2005년 11월부터 6개월 사이 4명의 직원이 자살을 했다. 그 죽음 모두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었다. 그로 인해 특별근로감독을 받았으나 10년이 지나도록 전남대병원 직원들의 인권이나 근무환경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

또한 2005년과 2012년 백혈병과 유방암으로 수술실 간호사 2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간호사는 환자에게 가장 많은 손길을 쏟고 환자의 생명을 무엇보다 우선해서 다룬다. 본인의 생명보다 타인의 생명을 더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바로 간호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력이 늘어날수록 간호사들의 상처는 늘어간다.

언제 질병에 걸릴지 모르는 위험하고 힘든 환경 뿐만 아니라 폐쇄되고 수직적인 조직 문화 속에서 폭언, 폭행, 성희롱의 위험에 늘 노출되어 있다.

작년 7월~11월까지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전남대병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보건의료분야 여성 종사자 모성보호 등 인권 실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병원 내 신체폭력, 언어폭력, 성희롱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경우가 60% 이상이었고 그 중 40%에서 그 정도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또 ‘폭력 상황을 겪은 후 죽고 싶었다.’는 응답자가 40% 이상이었다.

또한 2주 전 화순병원에서는 환자가 간호사 두 명을 폭행한 사건이 있어 노동조합은 병원 측에 대책을 요구했으나 화순병원장은 “병원 간호사라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지 않느냐.”며 묵살하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문제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나 개선안이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직무스트레스와 감정노동, 폭언, 폭행, 성희롱과 같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병원장과 관리자 때문이다. 이런 관리자들이 존재하는 한 병원 내 만연해있는 왜곡된 조직 문화는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며 불행한 죽음은 반복될 것이다.

보건의료노조 전남대병원지부는 직원들을 반복되는 죽음으로 내모는 병원 문화, 조직 체계를 바꿔 더 이상 이러한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우리의 요구 -

1. 이 모 간호사 사망사건의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라.

1. 전남대병원장은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간호부장 및 수술실 팀장을 징계하라.

1. 전남대병원은 직원들을 더 이상 죽음으로 내몰지 말고 재발방지 대책을 적극 강구하라.

2016년 6월 2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전남대학교병원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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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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