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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국물, 함부로 버리지 마라

기사승인 2024.05.10  1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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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글로벌인간경영연구원 원장

천주교청년연합회 민주화 활동

민통련 민족학교 1기

아태 평화아카데미 1기

전 대한법률경제신문사 대표

사단법인 세계호신권법연맹 부회장

4월 14일은 밸런타인 데이와 화이트 데이에 선물을 받지 못한 남녀가 자장면을 먹는 블랙데이(black day)이다. 선거에 참패한 정당이나 후보들도 짜장면 먹고 시커먼 속을 달래면 좋겠다.

그런데 때 아닌 라면 국물 환경 오염이 뉴스로 등장했다. 벚꽃 축제가 열린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도 버려진 라면 국물로 몸살을 앓았다. 등산객으로 붐비는 한라산국립공원도 마찬가지다. 이름난 장소 뿐만이 아니다. 이름 모를 산이나 야외에 나가는 사람들이 라면 국물을 마구 쏟아 붓고 있다. 전국의 산들도 라면 국물로 신음한다.

1994년 화기를 사용한 취사가 금지된 뒤 등산객 사이에 컵라면이 인기를 끌면서부터다. 일부 등산객이 먹다 남은 국물을 산이나 계곡, 심지어 등산로 화장실 변기에 버린다. 제주 한라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먹는 인증샷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을 타면서 국립공원 직원들의 걱정이 커졌다. 관리소 측은 컵라면을 먹는 행위 자체는 금지하지 않는다.

컵라면 먹기가 유행하자 해발 1,700m 윗세오름 대피소 등에 음식물 처리기를 가져다 놓았지만 고장이 날 때도 있고, 등산객이 많아 금방 차버린다. 한라산 화장실은 친환경 무방류 순환시스템으로 물을 미생물로 발효시켜 재활용하기 때문에 라면 국물과 면을 버리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이 시작됐다. 버려진 라면 국물에는 염분이 다량 함유돼 있어 계곡 물줄기를 따라 버려진 라면 국물이 물속 수서곤충을 살아갈 수 없게 한다.

맑은 물에 사는 날도래, 잠자리 애벌레, 제주 도롱뇽 서식지가 위협받는다고 한다. 음식 냄새를 맡은 까마귀와 산짐승까지 꼬인다. 쥐도 늘어난다. 라면 국물도 엄연한 쓰레기다. 버려진 국물은 악취도 고약하다. 산이라면 비닐봉지에 담아 보온병에 넣어 하산하고 한강공원에선 지정된 수거함에 버려야 한다. 몸에 해로운 국물은 자연에도 해롭다.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각별하다. 1인당 연간 70개 이상으로, 매주 한 두개씩 먹는다. 전 세계 라면 소비 1위 자리를 놓고 베트남과 경쟁중이다. 소설가 이문열은 대하소설 ‘변경’에서 1960년대 이미 한국인의 라면 사랑이 유별났음을 기록했다.

특히 국물을 예찬했다. "노랗고 자잘한 기름기로 덮인 국물"에 "깨어 넣는 생계란이 예사 아닌 영양과 품위를 보증"한다고 썼다. 소설가 김훈도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에서 국물을 강조했다.

맛있는 라면을 만들려면 물의 양은 조리법에 나오는 550㎖가 아니라 700㎖여야 하고 "파가 우러난 국물에 달걀이 스며"야 한다고 썼다. 문학이나 인증샷으로는 아름답지만 치명적 환경오염을 부르는 국물을 다 먹든지 라면을 먹지 말자. 당신의 인증샷 하나를 위해 자연이 죽어간다. 관리소 직원은 매번 라면 국물 통을 모노레일을 이용해 산 아래로 옮겨, 톱밥과 섞어 발효 처리해야 한다.

산에서 컵라면을 먹었다면 남김없이 먹는 게 우선이다. 남았으면 다시 병에 담아 와야 한다. 산을 사랑해서 등산하는 사람이 산에 염분 많은 라면 국물을 버리는 것은 죄악이다.

‘라면 국물 남기지 않기’ 캠페인을 홍보하는 관리소 인스타그램에 “별걸 다 알려줘야 하는 세상”이라는 한탄하는 댓글이 달렸다.

 

 

 

 

* 이 글은 가톨릭일꾼에 원문이 실려 있습니다.

라면 국물, 함부로 버리지 마라 - 가톨릭일꾼 (catholicwork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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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흥순 jwd32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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