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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 택배 없는 날 - 김용아

기사승인 2020.08.14  17: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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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없는 날

                                                

                                               

시인 김용아

 

‘8월 14일은 가족과 함께’라는

직사각형 피켓 앞에서 땀을 닦는

검은 머리보다 흰 머리가

더 많은 택배노동자

 

이미 열 바퀴 넘게

지구를 돌았으나

여전히 언제까지인지도 모른 채

주문한 물건을 가득 쟁여진 트럭을 끌고

계속 달려야했고

오래된 타이어처럼

닳은 무릎을 이끌고

위로 아래로

계단을 오르내리면서도

단 한 번도

쉬게 한 적 없네

 

그게 미안해서

피켓을 든다

그 누구도 아닌

지구 열 바퀴를 더 돌고도

여전히 돌고있는 트럭을 위해

닳을 게 더 이상 남은 게 없는

무릎을 위해

8월 14일은

트럭이 멈추는 날

택배가 멈추는 날

닳을 대로 닳은

무릎을 잠시 내려놓는 날

 

지구는 멈출 수 없지만

택배는 멈출 수 있다

상상하기만 해도

꿈은 현실이 된다는 것을

 

8월 14일

바로 그날

연대의 붉은 깃발 올려라

택배를 멈춰라

세상을 멈춰라

 

 

 

■ 김용아 시인 소개

 

여고 시절 ‘문학상’ 수상

1988년 ‘5월 문학상’ 수상

전태일문학상 시 부문 추천작으로 작품집에 오름

2017년 『월간 시』로 등단

2019년 경계의 확대 11인 시집 발간

2020년 강원문화재단 시 부문 ‘생애최초지원’ 수혜자로 선정

2020년 최근 '헬리패드에 서서' 시집 출간(푸른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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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아 reapg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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