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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노동자, 광복 74주년 맞아 광화문에서 "아베 퇴진" 외쳐

기사승인 2019.08.16  19:3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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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공동행동 기자회견 개최, 민주노총과 일본 전노련도 연대투쟁

일본 아베정권의 수출규제로 어느 해보다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운 광복 74주년, 비가 오는 광화문광장에서 일본말이 스피커를 통해서 울려 퍼지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귀를 기울였다.

안경을 쓴 초로의 일본 남성은, 유창한 한국어와 함께 일본말로 아베 정권을 규탄하고 있었다.

사코다 히데후미라는 이름의 이 일본 노동자는, 한국과 일본의 노동자들이 일본 아베 정권의 제국주의 경제 전쟁 규탄과 한일 노동자, 민중연대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에 참석 중이었다.

기자회견은 빗발이 점점 굵어지는 오전 11시, 이순신 장군 동상 근처 세월호 추모시설 '기억과 빛' 앞에서 진행되었다.

이 기자회견은 AWC(아시아공동행동) 한국연락회와 일본연락회의 공동기자회견이며, 사코다 히데후미 AWC일본연락회의 수도권 사무차장, 허영구 AWC한국위원회 대표, 봉혜영 민주노총 부위원장,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기획팀장, 이경자 AWC한국위원회 운영위원, 노동당 반핵평화의제기구(준) 등이 참석했다.

▲ 빗속에서도 열정적으로 아베 정권 규탄 발언을 하고 있는, AWC 일본위원회 사코다 히데후미 씨

주최 측은, 한일 제국주의 간의 경제전쟁은 결국 노동자 민중의 희생만을 요구하는 야만적인 행태이므로 거부해야 한다는 취지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비록 국가 간의 전쟁이나 민족 간 대립으로 포장되더라도, 제국주의 세력의 투쟁에 동원되는 것은 노동자민중들이고, 노동자민중들만 희생되기 때문에 한국과 일본의 노동자민중이 연대를 강화해서 아베의 폭거를 반대하자는 것이다.

기자회견의 여는 말을 통해, AWC 한국연락위원회 허영구 대표는 "미일 제국주의 경제전쟁에 맞서 한일 노동자 민중연대를 강화하자"고 밝혔고, AWC일본연락회의 수도권 사무차장 사코다 히데후미는 "일본 정부는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하고, 한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한편,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전노련)도 민주노총을 방문하여 한국의 노동자들과 함께, 일본 아베 정권의 역사왜곡과 군국주의 정책에 맞서 싸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일 오전, 오다가와 요시카즈 일본 전국노동조합총연합 의장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과 ‘파국으로 치닫는 한일 분쟁, 한국과 일본 노동자는 무엇을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가졌고, 오후에는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석해서 연대발언을 하기도 했다.

▲ 광복 74주년, 광화문 광장에서 한일 노동자들이 모여서 한일연대로 아베 정권에 맞서자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AWC일본연락회의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AWC일본연락회의 기자회견문>

일본 정부는 한국의 강제징용 재판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식민지 지배의 가해 역사를 인정하여 피해자에게 사죄와 배상하고 한국에 대한 경제전쟁을 즉각 중단하라!

일본 정부가 8월 2일 내각회의에서 결정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배제는 일본 기업의 책임을 인정해 배상을 명한 작년 10월 강제징용 재판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 곧 피해 당사자의 주장을 전면 부정하는 공격이며 동시에 자신을 따르지 않는 문재인 정권 타도를 노리는, 트럼프의 미중 마찰을 흉내낸 전쟁 선언이다. 우리는 이를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 강력히 규탄한다.

첫 번째, 이번 사태 시작은 전쟁·식민지 피해자를 비롯한 한국 노동자, 민중과 일본 제국주의 국가 권력과의 투쟁이다. 일제 국내에 사는 노동자 계급인 우리는 이 사실을 확실히 알고 문제를 세워야 한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 지배는 합법적이고 문제가 없었다, 그것에 관한 모든 문제는 1965년의 한일조약으로 해결되었다, 위안부 문제는 2015년 한일합의로 다 끝났다’고 주장하면서 한국 정부에 의한 2015년 합의의 실질적 재검토와 상기 대법원 판결을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어겼다'며 '국제법에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이것에 대한 보복으로서 지난 7월 1일 3개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8월 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을 강행했다.

그러나 무력공갈에 의한 조인 강제로 시작된 36년 간의 식민지 지배는 농민의 땅과 식량을 빼앗고 노동자를 저임금으로 수탈, 착취하며 일본의 지주와 자본을 위해서 근대화를 하고 항일투쟁과 노동운동을 철저하게 탄압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말, 이름, 문화를 빼앗는 차별동화 정책으로 인간의 존엄을 짓밟았으며 아시아 침략전쟁에 민중과 물자를 모두 동원하여 전시 성 노예제까지 관민이 함께 추진한, 법률적으로도 인도적으로도 용서되면 안 되는 부당한 행위였다.

또, 일본 정부와 일본 대법원조차도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음을 인정한 바 있다. 게다가 일본 기업에 대한 중국인 피해자의 배상 청구 소송에 일본 정부는 개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일본인 시베리아 억류자에 대해서는 개인청구를 강하게 후원해 왔다.

그런데 유독 한국 강제징용 재판 판결에 관해서는 '국제법' 즉 한일조약을 '위반하고 있다'고 허위 발언을 반복하면서 정부가 개입하여 한국 정부에 대해 이 판결에 대책을 마련하라며 사법에 대한 행정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나라와 나라의 약속'이 영원히 바뀌지 않을 리가 없다. 정권이 바뀌면 국내 정책 뿐만 아니라 외교 정책도 바뀌는 것은 상식이다. 한국 정부는 비난하지만 TPP 이탈이나 이란 핵 합의 파기 등 '나라와 나라의 약속'을 잇달아 깨뜨리는 미 트럼프 행정부에는 알랑거림 추종에 바쁜 일본 정부의 이중 기준이야말로 규탄해야 하다.

우리는 아베 정권의 식민 지배가 합법적으로 맞는 일이었다고 하는 왜곡되고 잘못된 역사 인식과 그것에 근거하는 부당한 시책, 부르조아 민주주의의 기준으로 보아도 부당한, 식민지 종주국의 발상과 같은 한국 정부에 대한 3권 분립 유린 요구를 절처히 비판해서 부숴 버려야 한다.

두 번째, 일본은 극적으로 전환한 동아시아 정세 아래서 미일 군사동맹을 토대로 하면서 미국의 부관으로서 군사적 주도력을 쥘 것과 그것을 법적으로 근거할 헌법 개악을 목적으로 해서 한국을 북한 및 중국과 함께 적국으로 봤다.

이번 배제 결정은 군사적 성격을 간접적이긴 하지만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조치다. 일본에서 수출된 물자가 한국에서 적절하게 관리되지 않은 결과 북한에 흘러 나가고 있다는 일본 정부의 주장은 실은 일본에서 유출된 물자가 오히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제 무덤을 파는 결과가 되었지만, 일본 정부가 앞으로 한국을 북한과 하나가 될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음을 말한다.

향후 휴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전환됨과 동시에 통일을 향하는 남북교류 확대를 예상하며 이것을 말로는 지지한다고 하면서도 속으로는 가장 큰 위협으로 잡고 '분쇄'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서 군사적 성격을 깊이 지니는 것이 7·1 및 8·2 조치다.

한편 7월 1일 조치는 6월 하순에 열린 오사카 G20 정상회담에서 한국을 완전히 무시한 아베가 그 직후인 6월 30일 판문점의 제3차 북미정상회담과 트럼프의 '군사분계선 월북', 남북미 만남이라는 앙갚음에 층격을 받아 강행한 복수였다. 그러므로 조치 발동에 대한 이유의 논리 구축이 제대로 되지 못해 그 내용이 우왕좌왕했다. 처음에는 강제징용 재판에 대한 대처를, 그 다음에는 수출물자가 한국에서 북한으로 유출되었다는 군사적인 이유를, 마지막으로는 수출상품의 부적절한 관리를 들고 있다.

7·1 조치는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에서 고립되고 러시아 외교 및 G20에서도 성과를 전혀 얻지 못한 아베 정권이 전략적 전망이 없는 채 시작한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실은 호랑이?)를 무는' 격이었다.

세 번째, 이번 조치는 대두하는 한국 자본주의에 대한 일본 자본가들의 경계심에 따른 선제 공격이었다. 즉 한일 자본가간 투쟁이 이번 사태의 기본적 성격 가운데 하나라는 것이다. 일본 자본주의가 자기보다 아래에 있었던 중국에 따라 잡힌지 오래되었다. 게다가 양국 간 차이는 계속 확대해 갈 것이다.

한일 양국은 1인당 GDP가 거의 같아졌다. 2030∼2040년대에는 한국이 일본을 앞지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바 있다. 이는 메이지유신 이후 이룩해 온 아시아와 세계에서의 일본 위치가 사라지고 일본회의 등 극우에는 있을 수가 없는 '중국 및 한국의 아래'라는 사태가 따라오며 우익들의 자기존립성 붕괴를 뜻한다.

일본 정부가 '한국 때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7월 12일 일본 경제산업성이 회의실이 아닌 창고에서 열었던 '사무적 설명회'라는 일방적인 통고로 대표되는 마치 종주국같은 은근무례하고 교만한 태도는 한결 같았다.

그런데 이번 수출 규제로 인해 먼저 타격을 입을 쪽은 규제 품목을 한국 기업에 파는 일본 IT 기업이다. 몇 개 기업이 거액 투자를 회수하지 못해 도산될 위기에 처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대량 실직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세계에서도 드문 최신 기술들이 거래처를 잃어 무용한 장물이 될지도 모른다. 일본 정부는 많지 않은 장래 성장 요인을 스스로 하나 하나 짓밟고 있다.

일본 기업에는 손실이 생기지 않겠다고 한 일본 경제산업 장관의 발언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만약 삼성이나 SK 등으로부터의 반도체 수출이 멈추면 일본 소니나 파나소닉의 관련 제품 제조가 멈출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이 국제적으로 대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래서 미국 언론 거의 대부분이 일본 정부에 대해 경제 제재 중지를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고 외치며, 한국 관련 기업이 필요한 물자 국산화와 그 공급처를 다른 나라와 지역에서 찾는 움직임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국익논자들의 기준에서 봐도 ‘국익’이라는 이름인 자본가의 이익을 크게 잃어버리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그 자체는 올바른 일본 정부 비판에 이어 '일본에 지지 않고 이긴다'고 전쟁을 선포하면서 국민 단결을 호소했다.

그러나 그것은 한편으로 노동 정책 전면 후퇴에서도 나타나듯이 '국난'을 이유로 노동자.민중의 요구를 무시하고 억압하면서 투쟁을 자제하라고 강요할 위험성을 확실히 가지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당연히 내년 4월 총선 및 그 후 대선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다.

이상에서 '7월 1일-8월 2일 사태'는 식민지 지배가 합법적이고 올바른 것이었다는 일본 극우,자본가 그리고 국가권력에 1965년 한일협약 이전 상태로의 회귀 또는 1945년 이후 이루어진 동아시아 질서를 미일군사동맹 틀 아래서 일본이 주도하면서 전면적으로 재편하려는 의도다. 게다가 되돌아올 수 없는 결정적인 한걸음이자 일본의 동아시아 군사 외교 정책의 큰 전환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아베 정권의 '외교군사노선의 총결산'이다.

따라서 일본 노동자, 민중인 우리는

첫 번째, 한국 피해 당사자 및 아베 규탄 투쟁에 일어난 노동자.민중과 연대하며 아베 정권의 강제징용 재판 판결 부정과 부당한 비난, 왜곡된 역사 인식을 절처히 비판하고 규탄하면서 분쇄시켜야 한다. 일본 국내에서 민족배타주의의 폭풍에 맞서 투쟁할 것이다.

두 번째, 한국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을 전개하면서 헌법 개악과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향하는 길로 돌진하는 아베 정권의 야망을 저지해야 한다. 한일군사정보 보호협정은 폐기되어야 한다.

세 번째, 한일 노동자.민중 연대를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 한국에서는 일본상품 불매운동과 아베정권 반대집회가 불같이 퍼지고 있다. 한국 노동자.민중 한 사람 한 사람 가슴에 촛불이 다시 켜진 것이다. 박근혜를 타도한 촛불 혁명이 그랬듯이 그 불이 불길이 되어 목적이 달성될 때까지 계속 타오를 것이다.

한국 노동자, 민중은 일본 정부의 횡포에 맞서면서 동시에 국익론 및 국가주의를 비판하면서 재벌 자본과의 투쟁도 추진하고 있다. 아베 정권 반대, 재벌 반대, 반전 평화, 탈원전 운동을 일체적으로 추진하는 그 노력을 지지하고 연대하며 아베 정권타도, 반전 반기지 반핵, 계급적 노동운동, 차별 반대, 국제연대 투쟁을 더욱 전진시켜 나갈 것을 결의한다.

2019. 8. 15.

미일 제국주의 반대 아시아 공동행동(AWC) 일본연락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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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수 reapg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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