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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라도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5.05.21  14:3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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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업 이유가 '적자'라면, 정부와 공기업, 국립대병원 모두 문 닫아야

▲ 이근선 언론협동조합 개미뉴스 운영위원장

경남도지사 홍준표와 경남도의회의 새누리당 의원들이 진주의료원을 폐업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는 부채가 많고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이들의 주장이 맞고, 그래서 진주의료원이 폐업해야 한다면 대한민국 정부와 경상남도 지방정부, 그리고 8대 공기업과 13개 국립대병원 모두 폐업시켜야 마땅하다. 

진주의료원 폐업 논란이 한창이던 2013년 당시, 경상남도의 부채는 1조3천488억원이었다. 경상남도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거가대교와 마창대교 등의 MRG(최소운영수입보장) 부담비율을 조정하고 민간보조사업도 줄이는 방안 등을 고심했다. 이외에도 지방채 발행 축소와 출자출연기관 통폐합 등과 같은 대책을 내놓기도 했고, 김해유통관광단지를 매각해 빚을 갚는데 일부를 사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 비슷한 시기인 2012년 우리나라 재정은 자산 1천581조1천억원 가운데 부채가 902조4천억원으로 집계됐었다. 8대 공기업도 ‘빚 덩어리’다. 같은 시기 공기업 부채는 324조원으로 한 해 국가 예산과 맞먹는 규모였다. 전국 13개 국립대병원의 의료적자도 약 1천억원을 상회했다. 홍 지사의 논리대로라면 경상남도뿐만 아니라, 정부와 8대공기업, 13개 국립대병원 모두 폐업시켜야 한다.

과연 경상남도의 부채를 줄이기 위해 홍 지사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궁금하다. 자진해서 임금을 반납하거나 아니면, 임금을 삭감해 재정에 보태겠다는 생각은 했을까? 나라의 부채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과 공무원, 국회의원도 임금을 동결하든삭감을 하든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을까? 자신들은 엄청난 재정 적자에 대해 아무런 희생도 감수하지 않으면서 진주의료원은 적자 때문에 폐업해야 한다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논리가 아닐 수 없다. 

진주의료원은 무려 103년 동안 형편이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공공병원으로서 자리를 지켜왔다. 결국, 저들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시민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빈약해졌고, 진주의료원을 터전 삼아 일하던 300여 명의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대한민국의 공공의료는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은 병상수 12%, 병원수 6%로 전체의료에서 10%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다. 시장주의 의료의 대표 격인 미국조차도 공공병원과 비영리기관이 각각 35%이고 영리적 성격의 병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에 불과하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져 시민들은 더 먹고 살기 힘든 상황이다. 따라서 의료비에 대한 부담도 점점 더 늘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은 보건의료 예산을 오히려 증액하고, 공공의료를 확대·강화해야 할 때이다. 공공병원의 적자는 시민 의료복지를 위해 발생할 수밖에 없는 ‘착한 적자’다. 적자가 공공병원을 폐업시켜야 하는 이유가 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대한민국 정부와 새누리당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 홍 지사가 주장하는 것처럼 시장 논리를 들이대며 시민의 건강을 포기할 것인지, 진주의료원을 다시 열어 공공의료를 강화해 나갈 것인지.

▲ 진주의료원은 의료서비스가 취약한 서부경남 지역에서 시민 의료복지의 일익을 담당했었다.

※ <개미뉴스> 콘텐츠에 대한 반론과 비판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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