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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보건의료노조,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토론회 개최 - 장시간노동에 대한 증언

기사승인 2018.05.20  13:4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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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언② 간호사 경력 13년차인 홍슬아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 장시간노동에 대해 증언

5월 12일은 제47회 국제간호사의 날이었다.

보건의료노조는 5월 10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병원, 윤소하 의원과 함께 “2018년 대한민국 간호사들이 간호사를 말한다”는 주제로,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 보건의료노조는 지난 5월 10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강병원, 윤소하 의원과 함께 “2018년 대한민국 간호사들이 간호사를 말한다”는 주제로,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토론회를 개최했다.

‘의료기관의 노동인권 보호와 노동존중병원을 위한 과제 모색 토론회’는 현장 간호사들의 증언과 의료계, 전문가, 시민사회, 정부 관계자들이 참석하여 최근 여러 사건과 사고들로 더욱 부각되고 있는 의료기관의 간호사 노동인권의 현실을 집중 조명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순서로 진행되었다.

이목희 국가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김상희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이 참석하여 축사의 인사를 했으며, 국가일자리위원회,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가 후원했다.

▲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나순자 위원장은 “촛불 혁명 이후, 남북 관계를 비롯하여 많은 변화가 불고 있지만, 이런 변화는 우리 공장(병원) 문 앞에서 멈춰서 있다”고 지적하고 “지난해부터 병원 현장에 많은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해결하려는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고 또한, 병원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를 통해 간호인력 증언운동의 출발점으로 삼아 보건의료노조의 2018년 사업계획으로 제출된 바 있는 4Out운동(공짜노동, 비정규직, 태움, 속임인증 Out 운동)을 공론화하고 병원현장의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는데 앞장서자”고 말했다.

홍슬아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 조옥희 부산대병원지부 교육부장, 진락희 홍성의료원 지부장, 공지현 한양대병원지부 수석부지부장이 참석해 현장 증언을 했다.

이들은 장시간노동, 간호인력 부족문제, 모성보호, 태움문제와 폭언폭행 등 노동인권이 유린되고 있는 가슴 아픈 병원 내 현실에 대해 폭로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이원보 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이 사회를 맡고, 나영명 기획실장이 “보건의료기관의 간호사 노동인권 현실과 해법”에 대하여 발제하였으며, 정영호 대한병원협회 부회장,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김상기 라포르시안 기자, 임동희 고용노동부 노사관계지원과장, 곽순헌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 보건복지부 곽순헌 의료자원과장이 발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보건복지부는" "간호사들의 처우 및 근무 환경을 보장하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모든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인력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공감하며, 3월 20일 발표한 ‘간호사 처우개선 대책’ 및 간호사 근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액션플랜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패널로 참석한, 보건복지부 곽순헌 과장은 “최근 간호사 처우 개선 대책이 실시됐지만, 피부로 체감하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간호관리료 개선에 따른 추가수익금 약 70%를 간호사 처우 개선에 사용하도록 병원계와 협의를 끝마쳤기 때문에, 점차적으로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에는 간호사 처우 개선 및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전체적인 방향을 다룰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구체적 실행 방법 등을 다룰 TFT을 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5월 11일을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 4out 현장캠페인의 날’로 정하여, 150개 전체 지부가 동시에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홍보활동을 하고, 밤시간 조합원을 만나면서 2018년 핵심요구인 4out 운동을 알리기로 했다.

또한 조합원들에게 4out 속보와 뺏지를 배포하며, 4out 피켓과 속보 노조게시판에 부착하기로 했다.

아울러 조합원과 환자, 보호자 등과 함께 인증샷과 ‘나도 한마디’ 영상을 찍어 밴드(보건포토)에 올리고, SNS(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유튜브 등에 게시하고, 전파하는 활동을 하기로 했다.

다음은, 영상에 올린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 홍슬아 간호사의 증언입니다.

 

▲ 간호사 경력 13년차인 홍슬아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이 증언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 홍슬아 간호사의 증언>

안녕하십니까? 공짜노동과 장시간 노동 그리고 교대근무에 시달리는 간호사들에 대해 사례발표를 하게 된 보건의료노조 경희의료원지부 정책부장 홍슬아 입니다.

저는 경희의료원 호흡기, 신장내과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최근에는 안과, 비뇨기과에서 근무한 13년차 간호사로 현재 노동조합에서 근무한지 2개월이 되었습니다.

10년을 넘게 데이, 이브닝, 나이트라는 불규칙한 생활패턴을 유지해 왔던지라, 교대근무를 벗어난 지 2개월이 된 지금도 잠은 드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교대근무하는 대부분의 간호사가 경미하게 혹은, 수면제를 복용해야할 정도로 심각하게 수면장애를 앓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많은 직종들의 특수성을 제가 다 알지 못하지만, 일주일동안 데이, 이브닝, 나이트라는 3교대 스케줄을 모두 소화해야하는 직종은, 간호사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희의료원 모 교수는 회식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외국을 다녀와도 시차 적응을 하고 생체리듬을 맞추려면 몇 일이 걸리던데, 일주일에 3교대제를 모두 포함한 근무를 하고 있는 간호사들이 대단하다고요. 우리 간호사들은 한 달 동안 짜여진 근무표대로 몸이 아파도, 열이 나도, 진통 해열제를 먹어가며 근무가 나오면 나오는대로 할 수밖에 없는게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의 현실입니다.

간호 업무에 대해 모르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습니다. “밤에 환자들이 자면 너네도 좀 잘 수 있지 않니? 밤에는 앉아서 일하니 좀 낫지 않니?” 여기에 서있는 저는 전국의 모든 간호사를 대변해 대답하겠습니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교대하는 간호사들은 나이트라는 야간근무제 때문에 현장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간호사의 나이트근무는 당직의 개념이 아닙니다. 주간에 이뤄지는 모든 업무가 간호사의 나이트도 동일하게 이뤄집니다.

나이트 근무 때는 간호사 수를 줄여서 간호사 1인이 보는 환자의 수는 늘어납니다. 한 예로 일부 병동은 야간에 간호사 2명으로 근무를 돌립니다. 그렇게 되면 간호사 1명당 20명 이상의 환자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나이트 근무동안 간호사들은 시간에 쫓기듯 일을 합니다. 의사 처방 확인, 잘못된 처방들을 걸러서 처방 낸 의사 및 당직의에게 재확인하기, 하루 동안 시행 예정인 검사 및 수술 준비하기, 하루 동안 사용할 수액 준비하기, 경구약 챙기기, 퇴원 예정인 환자 정리하기, 밤에 입원해야 할 수 밖에 없을 정도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신환 받기, 이브닝 때 수술 갔다 리턴오는 환자 수술 후 처치하기, 어두운 곳에서 작은 불빛을 비치고 낙상과 사고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신경이 날카로워진 채, 수차례 다니는 라운딩, 의사가 병동에 상주하지 않는 야간에 발생하는 CPR, 야간에는 보조 인력까지 빼고 있어 응급 상황 시 간호사가 환자 응급 검사 보내기 등등

대기하는 의미의 당직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나이트 근무로 심지어, 병실 물품정리와 청소까지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모든 것들이 인력을 뺀 채 근무하는 밤번 간호사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신규 때 새벽 5시가 다가오는 게 두려웠습니다. 5시부터는 병실을 돌며 활력징후 측정하기, 섭취량 배설량 체크하기, 가래 흡인하기, 무균적 소변검체 받기, 주사 처치, 모든 환자들이 깨면서 파도같이 몰려오는 컴플레인을 해결해야하는데, 저는 5시에 처치를 나가기엔 아직 그전에 해결해야 할 일들도 미쳐 다 마치지 못했었기 때문입니다.

간호사들의 열약한 근무 환경을 보여주는 또 다른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저희 병원의 식대는 2,500원입니다. 13년간 근무하면서 한 달 동안 식대가 25,000원을 넘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간호사들이 병동에서 나와서부터 밥 먹고 다시 병동에 올라가고, 양치까지 걸리는 시간은 20분입니다. 어느 날은 밥을 먹고, 아니 마시고 있는 제게 조무사가 말하더군요. 밥을 씹지도 않고 삼키는 것 같다며, 같이 식사를 하면 그 속도에 맞추려다보니 본인이 체할 것 같다고요.

병동에 아직 해결 못해 밀려있는 일들과 앞으로 쏟아져올 신환과 수술 리턴나올 환자들, 2차 식사 당번을 식사를 보내야한다는 생각으로 현장에 있는 우리 간호사들은 밥을 편하고 여유롭게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우리 간호사들은 직장에서 다른 직종에는 보장되어있는 인간생활의 기본 요소 중의 하나 “식”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일을 하면 정시에 퇴근해야 하는 게 맞겠지만, 교대근무 아니 간호사의 교대근무라는 특성상 데이와 이브닝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짓기 애매한 시간에 처방 나는 의사 오더들, 환자와 보호자의 컴플레인, 입원해서 대기하는 신환들, 수술후 리턴나와 간호사의 케어를 기다리는 환자들......

이 모든 것들이 인계 중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해 일에 일이 더해져, 현장의 간호사들은 손을 떼지 못하고 시간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13년 동안 현장에 있으면서, 시간외수당을 신청해본 건 열손가락에 꼽습니다. 간호사들은 사실 공짜노동? 장시간 노동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나이팅게일 선언을 시작으로 다니기 시작한 학교에서는, 희생정신과 소명 의식을 배우고 현장으로 나왔습니다. 간호사는 당연히 힘들 것이고 아프고 약한 환자들 앞에서는 참아내라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학교 때 해야 할 공부 혹은 레포트가 남아있으면, 학교에 남아서 하듯이 당연하게 일이 다 끝나지 못하면 병원에 남아서 일을 하는거라고 알고 공짜 노동인줄도 모르고 꽁짜 노동을 해왔습니다. 그리고, 남들과 같이 공부해도 잘 못따라가겠다 싶으면 예습하듯이 당연히 일찍 출근해서 일을 미리 시작했습니다.

출근시간에 맞춰 와도 일을 할 수 있는 사무직과는 틀리게 간호사 업무는 인계전에 환자파악과 오더를 받는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인계전 최소 30~40분전에서 많게는 2시간 까지 일찍 와서 일을 합니다.

부서장들 또한 그건 자기들이 일 못해서 하는 것이지 누가 하라고 한 것 아니니, 자율적인 업무니 시간외 수당 신청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며 일찍 나와서 환자 파악하는 경우 출근 펀치는 출근시간 30분전에 찍으라고 까지 요청 하는 실정입니다.

병원과 부서장들은 별보고 출근하고, 별보고 퇴근하는 간호사들에게 공짜노동 시키는 것에 너무 익숙하고 당당합니다.

개인이 일을 하지 못해 오버타임을 하는 것이라는 묵시적인 압력과 당연한 인식, 시간외 근무를 신청하면 시간 내에 근무를 왜 못했는지 이해 못하는 부서장들의 공개적인, 비공개적인 압박, 근무 전에도 근무 후에도 이어지는 카톡 업무와 쉬는 날도 상관없이 이어지는 소위 교육이라는 이름의 워크샵, 친절교육, 병동 컨퍼런스 참여, 매년마다 QI, 논문, CS 등을 간호사들에게 제출하도록 부서장과 병원은 강요합니다.

QI, 논문, CS, 컨퍼런스는 근무시간에 이루어지는 것들이 아닙니다. 근무 외 시간인 오프 때 간호사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매년 빠지지 않고 하고 있는 공짜노동의 결과물들입니다.

꽁짜노동과 장시간 노동이 극에 달하는 시기는 바로 의료기관평가 인증기간입니다. 간호사는 이시기에 가장 많이 사직을 생각하고, 실제로 많은 간호사들이 사직하고 있습니다.

데이 업무 마친 간호사나 오프번 간호사는, 본인의 병동에서 청소를 하는 미화원도 되어야하고 2명씩 짝을 지어준 사람들끼리 수시로 만나서, 인증내용을 철자 하나 안 틀리고 달달달 대답할 수 있도록 인증 로봇을 만들거나, 그 로봇에게 수시로 질문을 던져주고 인증내용을 외우지 않았으면 기한 내에 외울 수밖에 없도록 하는 감시자가 되어야 합니다. 간호사가 대답을 못해서 인증평가에 문제가 생기면, 그 간호사는 병원의 대역 죄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의료기관평가 인증은 병원 현장의 간호사에게만 해당되는 인증이며, 간호사만 죽이는 평가제도입니다. 간호사들만 괴롭혀 인증에 통과해서 병원이 득을 얻게 되는 인증에 뒷짐만 지고 있던 타 직종들에게 그 공을 돌아가는 제도입니다.

현재, 임상현장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은 일한 만큼 대우도 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며, 힘든 교대근무를 하면서 공짜노동과 장시간의 노동으로 너무나 힘든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저는 간호사업무를 할 때, 제가 제일 힘든 줄 알았습니다. 노동조합으로 와서 여러 현장의 목소리를 듣다보니, 전국에 있는 모든 간호사들이 얼마나 힘들게 일을 하고 있는지 얼마나 열약한 환경에서 그게 열약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묵묵히 본인들의 주어진 업무를 하느라 본인들의 몸도 돌보지 않고 있는지를 알게 되었고, 간호사들의 대변인이 되어 열약한 근무 환경과 처우 개선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합니다. 당연한 것은 없습니다. 간호사들의 교대업무로 인한 업무 과중과 노동의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되며, 이는 간호사의 인력 확충으로 확대되어 논의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한국의 모든 간호사들이 간호사가 된 것이 후회되지 않도록, 간호사가 된 것이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국가적으로 간호사를 위한 좋은 제도와 정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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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선 kingsj878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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